[기고]AI 오남용 검증할 기술, 블록체인

머니투데이 문영배 한국블록체인협회 수석부회장 2023.09.27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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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배 한국블록체인협회 수석부회장문영배 한국블록체인협회 수석부회장


빛의 속도로 연결되는 네트워크 세상이다. AI(인공지능)가 정보를 찾아 사용자의 용도에 맞게 가공해 경제적 가치도 높여준다. 이들 거래에 대한 결제는 몇 초 내에 이뤄진다. 모든 결제가 디지털로 실시간 가능한 세상이다. 네트워크에 기반한 플랫폼 사업자들은 이러한 경쟁을 주도해 비즈니스의 업종간 융합을 가속화한다.

급속한 비즈니스의 융복합에 비해 인프라의 통합은 더디기만 하다. 비즈니스 거래 정보와 거래당사자의 식별 정보, 그리고 거래의 안전을 지켜주는 보안 정보는 아직도 개별 서비스에 의존한다. 아날로그시대에 구축된 개별 인프라의 통합이 비즈니스의 디지털화보다 속도가 더디기 때문이다.



가짜는 이러한 더딘 인프라 구축의 간극을 헤집고 들어온다. 기술이 진보하면서 가짜가 범람하고 디지털 사기가 급증한다. 거의 공짜로 타인의 정보를 무단 활용하고 가짜 정보를 유통하고 심지어 진위 확인을 방해해 더 큰 이득을 얻는다.

블록체인은 이러한 간극을 메워줄 인프라 기술이다. 블록체인은 정보 조각마다 꼬리표를 붙여 진실성을 부여하고 효율적으로 가짜 정보의 유통을 검증해낼 수 있다. 지급 결제를 넘어 사회시스템에 신뢰를 제공하는 역할을 기대하는 이유다. 제3자의 신뢰 없이도 정보 거래 시 진위 검증, 보안과 개인정보보호까지 가능하고 투명성과 추적가능성으로 신뢰와 책임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블록체인이 최초로 적용된 비트코인은 거래자간 신뢰 없이도 경제거래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지원하는 금융인프라를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대체할 수 있게 고안된 기술이다. 그러나 블록체인은 모든 거래를 하나의 장부에 기록하기 때문에 거래량이 늘면 불가피하게 병목현상이 일어난다. 또한 장부 작성에 참여하는 노드 각자가 모든 거래 장부를 보관해야 하는 구조는 운용비용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점으로 실용화 단계에서 기대감을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

병목현상의 근본적 해결 방법은 비탈릭부테린이 이더리움2.0에서 적용하고자 했던 샤딩(Sharding)을 통해 은행처럼 정보를 분할처리하고 거래 기록을 계좌별로 저장하는 것이다.

실제 이를 알고리즘에 적용해 거래가 아무리 늘어도 속도가 떨어지지 않도록 설계한 블록체인 기술이 등장해 주목받는다. 이 기술은 장부 작성, 거래의 최종 확정, 네트워크 활용의 각 단계별로 기존 블록체인 기술이 불가피하게 직면한 병목현상들을 해결했다. 또한 기존 블록체인 기술로 해결하기 어려웠던 탈중앙화, 확장성, 보안성을 동시에 해결해 탈 중앙화된 퍼블릭 웹3.0 환경을 안정적으로 구현했다. 노드가 보유하는 장부 크기를 최소화하면서도 거래기록을 검증할 수 있어 노드 참여 비용도 획기적으로 낮췄다.


이같이 거래가 늘어도 속도가 느려지지 않고 거래비용도 상승하지 않는 퍼블릭 블록체인을 구현한 기술발전의 속도가 놀랍다. 특히 데이터로 창출된 부가가치를 기여도에 따라 정보제공자에게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시스템 구축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러한 기술발전이 앞으로 저비용 실시간 거래를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시티, 메타버스를 포함한 미래 디지털 경제 생태계의 핵심 인프라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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