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홈쇼핑 송출중단 사태..."이러면 다~ 죽어"

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2023.08.31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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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홈쇼핑 업체가 케이블TV의 송출 수수료가 높다는 이유로 '방송중단' 카드를 꺼내들었다. 롯데홈쇼핑은 딜라이브 강남케이블티브이에, 현대홈쇼핑과 CJ온스타일은 LG헬로비전에 방송 송출 협상 중단을 알렸다.

홈쇼핑 업체는 송출 수수료 인하를 주장하고 있고 유료방송사는 인상 내지는 동결을 입장을 고수해왔다. 홈쇼핑 업체들은 송출 수수료 인하가 받아들여지기 힘들다면 수수료가 낮은 뒷번호로 채널 변경을 요청했지만 유료방송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다.



송출수수료 논란은 해마다 반복돼 왔다. 온라인과 모바일 쇼핑 시장이 성장하면서 홈쇼핑 수익은 매년 줄고 있는데 송출수수료는 점점 높아졌기 때문이다. 매년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홈쇼핑 업계의 반발이 커지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3월 송출수수료 협상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 하지만 강제력이 없어서 효과가 없다는 게 현장의 공통된 목소리다.

양측 모두 납득할만한 수수료 합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데이터 투명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데이터가 투명하게 공개돼야 적절한 대가를 논의할 밑바탕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홈쇼핑 시청자들이 모바일을 통해 구매하는 비율에 관한 데이터가 대표적이다.



궁극적으로는 유료 방송사업자의 매출 구조에서 홈쇼핑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지난해 전체 케이블 방송의 홈쇼핑 송출수수료 매출액은 7558억 원으로 방송 사업 전체 매출의 41.9%를 차지했다. 홈쇼핑 사업자들은 방송통신발전기금 분담금도 적잖이 내고 있다. 홈쇼핑이 IPTV를 운영하는 통신사업자 매출의 상당 부분을 떠받치는 구조다. 홈쇼핑 산업이 침체되면 방송과 통신시장도 흔들린다.

이는 정부가 물가 안정 등 정책적 목적으로 방송·통신 요금을 통제한 대신 홈쇼핑 수수료 등을 통해 방송과 통신사업을 뒷받침하도록 구조를 설계한 탓이다. 방송·통신사업자의 홈쇼핑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정부가 유료방송시청료와 통신사용료 가격결정을 시장에 맡겨야 하는데 물가와 경제 전반을 고려해야 하는 정부로서는 결정하기 쉽지 않은 문제다. 하지만 지금 이대로 두면 홈쇼핑 산업도 방송·산업도 모두 흔들릴 수 있다.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방송?통신시장 구조 개편을 고민해야 한다.
[기자수첩]홈쇼핑 송출중단 사태..."이러면 다~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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