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적으로도 재고 관리 중요성은 점차 높아진다. 영국의 순환경제 연구기관인 엘렌 맥아더 재단에 따르면 매년 전세계적으로 1000억 벌 이상의 의류가 판매되고 그중 73%가 소각·매립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내에서도 의류 기업을 대상으로 생산량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폐기물을 수거하거나 이에 상응하는 환경부담금을 내도록 하는 생산자책임제도(EPR)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시티브리즈 등 5개의 자체 브랜드를 전개중인 '이스트엔드'는 고객의 수요에 맞춰 상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반응형 생산 구조를 구축했다. 회사는 주로 자사몰과 무신사 등 온라인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데 ,상품 출시 시점에는 최소 수량만을 생산한다. 일단 제품을 만들어 놓고 공격적으로 마케팅에 나서는 게 아니라 초기 반응을 살펴가며 판매를 늘려가기 위해서다. 초기 판매율을 분석하고 한달 판매량을 예측해 생산량을 추가 발주하는 방식으로 운영한 결과 재고량을 대폭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 회사에 따르면 기존 오프라인 패션업체에서 상품의 약 40% 정도가 재고로 남는데 이스트엔드의 경우 재고 비중은 7% 정도에 불과하다.
사뿐, 프로스펙스, 데카트론, 슈마커, 비트로 등 국내외 유명 신발 브랜드는 사이즈 교환 및 반품으로 인한 재고를 줄이고자 신발 사이즈를 추천해주는 '펄핏 사이즈' 시스템을 도입했다. 고객이 A4 용지 위에 발을 두고 휴대폰으로 촬영하면, 발 모양, 내측 사이즈, 핏 데이터(fitdata)를 기준으로 사이즈를 추천받을 수 있도록 한 것. 회사에 따르면 펄핏 사이즈를 사용하고 있는 신발 쇼핑몰의 구매 전환률이 평균 20% 늘었고 재구매율이 평균 2배 증가했다. 반면 반품률은 평균 절반으로 감소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재고가 늘어날수록 이를 처리하기 위한 위한 광고, 할인을 진행하면서 비용이 발생한다"며 "이러한 재고 처리 방식은 브랜드의 가치도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시장흐름에 맞춰 수요에 맞게 생산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