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특사' 핵심은 경제…재계도 "양질 일자리 창출" 호응

머니투데이 정경훈 기자 2023.08.1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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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사진=뉴스1윤석열 대통령/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발표한 '2023년 광복절 특별사면' 방점을 경제인에 맞춘 것은 세계적인 경기침체·고물가 상황에서 경제 살리기를 발판으로 하반기 국정동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결단으로 풀이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이날 광복절 특사 브리핑에서 밝힌대로 서민·국가 경제의 어려움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했다는 분석이다.

특별사면·복권된 이들의 면면에서도 경제 회복에 대한 정부 의지가 읽힌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명예회장, 신영자 전 롯데장학회장 이사장, 이중근 전 부영그룹 회장(창업주),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등 그동안 국가경제에 기여한 이들을 중심으로 추리면서도 국정농단 등 정치적으로 논란이 되거나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경영 참여가 어려운 이들은 제외했다. 사면·복권된 주요 경제인 숫자도 12명으로 지난해 4명보다 3배 늘었다.



경영 일선에 복귀한 기업인들의 역할은 결국 일자리 창출로 모아진다. 한 장관이 브리핑에서 "이번 사면을 토대로 튼튼한 민생경제와 국가 활력을 회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한 것도 일자리 창출에 대한 정부의 기대감을 보여준다.

재계도 호응하는 모양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이날 논평을 통해 "민생 안정과 경제 회복이라는 국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경총)도 "준법 경영에 힘쓰고 양질의 일자리 늘리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특사로 사면·복권된 주요 정치인·공직자는 정치인과 고위공직자가 7명, 국방부 관계자가 6명이다. 지난해 말 단행된 신년 사면 당시 정치인 9명, 공직자 66명과 견줘 규모가 대폭 줄었다.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핵심 기조인 '공정과 상식'이 반영된 결과라는 평이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반복해 대거 사면하는 것은 정부 방침에도 맞지 않다는 것이다. 국정농단에 연루돼 유죄가 확정됐던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이 사면 대상에서 제외된 게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의 경우 문재인 정부 청와대 특별감찰반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감찰 무마 의혹을 언론에 폭로했다가 일부 내용에 대해 올해 5월 공무상비밀누설죄로 형이 확정되면서 사면·복권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엔 시기상조라는 얘기가 나왔지만 윤 대통령이 고위공직자 비리를 폭로한 공익제보자라는 점에서 사면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전체적인 사면 규모는 문재인 정부 당시보다 축소됐다. 문재인 정부의 경우 첫 사면인 2018년 신년 특별사면 당시 규모가 6444명, 두 번째와 세 번째 특별사면 규모는 각각 4378명, 5174명이었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이날까지 세 차례의 특별사면에서 각각 △1693명 △1373명 △2176명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이 검찰 생활을 오래 한 법률가다 보니 사면을 최소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와중에도 경제인에 초점을 맞춘 사면·복권을 단행한 것은 정부가 국민에게 '이렇게까지 경제를 살리려고 한다'는 신호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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