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피아코스 황인범. /사진=올림피아코스 공식 SNS
비시즌 훈련 중인 황인범. /사진=올림피아코스 공식 SNS
황인범(27·올림피아코스)이 돌연 이런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그리스 매체 가제타 그리스는 11일(한국시간) 구단 소식통을 인용해 "황인범이 계약을 깨고 이적하겠다는 의사를 팀에 전했다. 계약은 아직 2년이 더 남았다"고 전했다.
황인범. /사진=올림피아코스 공식 SNS
황인범. /사진=올림피아코스 공식 SNS
너무도 팀에 핵심적인 선수로 이적을 허용할 수 없는 경우일 때는 두 가지로 나뉜다. 선수는 구단과 재계약을 해서 몸값을 높이거나 계약기간이 만료돼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원하는 구단과 직접 협상을 벌여 떠날 팀을 정하는 것이다.
가제타 외에 다수의 그리스 현지 언론에서도 이번 상황을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다. 이들은 하나 같이 황인범의 이적 요청에 올림피아코스가 분개하고 있으며 법적 대응 조차도 불사치 않을 것이라고 옮기고 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올 시즌을 앞두고 올림피아코스의 지휘봉을 잡은 디에고 마르티네스 감독. /사진=올림피아코스 공식 SNS
새 감독 부임과 함께 영입된 소트리스 알렉산드로폴루스. /사진=올림피아코스 공식 SNS
올 여름 팀에 영입된 비센테 이보라. /사진=올림피아코스 공식 SNS
당초 유럽에서도 황인범을 원하는 팀들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황인범은 재정이 어려운 친정팀에 이적료를 안겨주며 미국으로 향했다. 당시 황인범은 유럽행을 포기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여론을 의식한 듯 "내가 선택한 것"이라는 말을 반복하기도 했다.
밴쿠버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쓴 뒤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루빈 카잔으로 이적한 황인범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임대생으로 FC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는 지난해 여름 올림피아코스로 이적한 뒤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지난 시즌 그리스 수페르리가 32경기에 나서 3골 4도움을 기록했고 사령탑이 교체되는 상황 속에서도 팀 공격의 윤활유 역할을 해냈다. 유려한 탈압박 능력으로 공을 지켜냈고 허를 찌르는 침투 패스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리스 에르츠 스포츠 또한 "올림피아코스는 황인범의 이적 요구에 매우 당황했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기에 더 그렇다"며 "황인범은 그동안 프로다운 모습을 보였다"고 전하기도 했다.
문제는 올 여름이었다. 프리시즌 경기에서 좀처럼 황인범이 뛰는 걸 볼 수 없었다. 지난달 초 디에고 마르티네스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뒤 올림피아코스는 황인범의 잠재적 경쟁자인 비센테 이보라(스페인), 소티리스 알렉산드로풀로스(그리스), 조던 홀스그로브(스코틀랜드)를 데려왔고 이들은 프리시즌 기간 동안 황인범을 대신해 많은 경기에 나섰다.
프리시즌 경기라고는 해도 감독의 구상에서 벗어났다고 판단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스 언론은 황인범이 구단에 이적을 요청해 지난 11일 헹크전 명단에서 제외됐다고 전했지만 황인범 스스로 이미 감독의 구상에서 제외됐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최근까지도 구단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며 이적에 대한 입장을 전하는 것을 조심스러워했던 황인범이기에 계약기간이 남은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무리하게 해외 진출을 요구했다는 게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게 사실이다.
올 여름 프리시즌 경기에 출전 중인 황인범. /사진=올림피아코스 공식 SNS
황인범. /사진=올림피아코스 공식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