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히로시마 그랜드프린스호텔에서 G7 회원국 및 초청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마친 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05.20.
일본 경제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장면은 또 있다. 스타트업 생태계다. 일본 스타트업의 자금조달 규모는 최근 2년 연속 1조엔을 넘어섰다.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스타트업 생태계도 달아오르고 있다.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IT(정보기술)·서비스분야뿐 아니라 소재·부품·장비 등 일본이 강점을 가진 분야로도 창업바람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덕분에 상대적으로 뒤처진 DX(디지털전환)에도 속도가 붙었다. 일본 시장조사업체 후지키메라종합연구소는 일본 DX시장 규모가 2019년 7900억엔(약 8조원)에서 2030년 3조4000억엔(약 3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자국 DX 기업에 연구비를 지원한 해외 VC(벤처캐피탈)와 AC(액셀러레이터)엔 투자비의 3분의2를 보조하는 한편 해외 스타트업엔 최대 1년의 특정활동 비자를 발급하는 등 파격적인 지원책들도 내놨다. 스타트업 육성을 통해 경제활력을 제고하는 것은 물론 아시아 최대 스타트업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찬 구상이다.
경기 불확실성과 금리인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지만 그렇다고 경기가 회복하기만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 어렵게 지핀 제2벤처붐 열기가 식지 않도록 창업 및 벤처투자 관련 규제개혁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의 강한 시그널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는 올해 벤처투자 마중물인 모태펀드 예산을 절반가량 줄였다. 벤처투자 시장을 민간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취지였지만 가뜩이나 위축된 투자심리를 더욱 얼어붙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선 내년 모태펀드 예산을 대폭 확대해 정부의 강한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아울러 민간 모험자본이 진짜 모험을 즐길 수 있도록 길을 터줘야 한다. 대기업 계열 CVC(기업형 벤처캐피탈)에 대한 규제개선이 대표적이다. 미국에서는 구글벤처스, 인텔캐피탈 등 200여개 CVC가 활동하면서 경제 역동성을 높인다. 국내 CVC들도 스타트업 투자 및 M&A(인수·합병)에 적극 나서도록 외부자금 조달과 투자 관련 규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BDC(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 등 모험자본이 스타트업 생태계로 흘러들어갈 수 있는 새로운 투자수단 도입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디지털 대변혁의 시대, 변화와 혁신 없이는 미래도 없다. 산업 곳곳에 변화와 혁신의 싹이 폭넓게 퍼져나가도록 스타트업 생태계를 성장시키는데 모든 역량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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