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재진출한 바이낸스, 한국은?… 고팍스 변경신고 '재접수' 임박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2023.08.06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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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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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재진출한 바이낸스, 한국은?… 고팍스 변경신고 '재접수' 임박


세계 최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일본 시장에 재진출한 가운데 한국에서 진행 중인 원화 거래소 고팍스 인수 절차는 최종 확정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에 따른 금융당국의 가상자산사업자 변경신고 심사가 지연되고 있어서다. 바이낸스가 미국과 프랑스 등 세계 각국에서 위법 논란에 휩싸이면서 금융당국의 고심이 깊어진다. 변경신고 통과를 위해 한국인 대표를 내세운 바이낸스는 조만간 재접수에 나선다.

바이낸스, 5년 만에 日 재진출… 허가 거래소 인수해 사명 변경
일본 시장 재진출 소식을 알리는 바이낸스 공지. /사진=바이낸스.일본 시장 재진출 소식을 알리는 바이낸스 공지. /사진=바이낸스.


3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오는 14일부터 일본 시장에서 엔화 거래를 지원하는 바이낸스 재팬 서비스를 개시한다. 바이낸스 재팬에서 거래가 가능한 가상자산은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에이다(ADA), 바이낸스코인(BNB) 등 34개다. BNB 상장은 일본 거래소 중 최초다.

바이낸스는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해 2022년 11월 일본 거래소 사쿠라 익스체인지 비트코인(SEBC)을 인수한 뒤 바이낸스 재팬으로 사명을 바꿨다. 바이낸스는 일본 금융청(FSA)으로부터 사업 허가를 받은 SEBC를 인수한 지 9개월 만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2018년 FSA의 미허가 사업자 분류로 일본 시장에서 철수한 지 5년 만에 일본 시장에 재진출했다.



바이낸스는 "일본에서 규제받는 거래 서비스 제공으로 일본 가상자산 시장 발전이 가속화하길 기대한다"며 "(일본은) 기술 혁신에 대한 국가적 추진력과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 증가로 지속가능한 웹3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환상적인 장소가 됐다"고 밝혔다.

바이낸스의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자회사인 바이낸스 FZE는 지난달 말 두바이 가상자산규제청(VARA)으로부터 MVP(Operational Minimum Viable Product, 최소기능제품 운영)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해당 라이선스는 기관과 전문투자자에게 가상자산 거래와 브로커-딜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자격이다. 바이낸스 FZE는 현지 거래소 중 처음으로 MVP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고팍스 지분 샀지만 당국 허가 '지연'… 변경신고 마쳐야 인수 확정
/사진제공=FIU./사진제공=FIU.

고팍스를 통한 바이낸스의 한국 시장 재진출은 아직 미지수다. 고팍스는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를 마친 원화 거래소다. 바이낸스가 올해 2월 초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를 인수하면서 VASP 변경신고 절차를 밟았는데 아직까지 수리되지 않았다. 바이낸스는 지난해 11월부터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고파이' 원리금 지급 중단 사태에 빠진 고팍스에 자금을 지원하면서 스트리미 인수를 단행했다. 당시 고파이에 묶인 자금은 566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2월 고팍스 창업자인 이준행 대표가 물러나고 스트리미 이사진이 레온 싱 풍 바이낸스 아시아태평양 대표를 포함한 바이낸스 인사들로 채워졌다. 이사진 교체는 바이낸스의 스트리미 지분 인수 작업이 마무리된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고팍스는 3월 6일 FIU에 대표와 임원 변동에 따른 변경신고서를 접수했다. 접수일로부터 5개월 가까이 지났는데도 변경신고 수리 여부에 대한 FIU 결정이 나오지 않았다. VASP 신고 매뉴얼에 따르면 FIU는 변경신고 접수일로부터 45일 내에 수리 여부를 통지해야 한다. 다만 신고 요건 충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신고서 및 첨부서류 보완을 요청한 경우 보완에 필요한 기간은 45일에서 제외된다. 본지는 변경신고 절차와 관련한 문의를 위해 FIU에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변경신고 지연으로 고파이 원리금 지급도 미뤄졌다. 고파이 투자자들은 6월 말 금융당국이 고팍스 변경신고를 부당하게 지연하고 있다며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감원장, 박정훈 전 FIU 원장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자금세탁 등 의혹 휩싸인 바이낸스… 조만간 VASP 변경신고 재접수
창펑자오 바이낸스 CEO가 2019년 4월 4일 오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2회 분산경제포럼(디코노미2019)'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창펑자오 바이낸스 CEO가 2019년 4월 4일 오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2회 분산경제포럼(디코노미2019)'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바이낸스가 미국과 독일, 프랑스 등 주요 국가에서 자금세탁 등 각종 의혹과 논란에 휩싸인 상황 때문에 FIU의 변경신고 심사가 지연된다고 본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바이낸스를 각각 증권법 위반, 상품거래법 위반 혐의로 제소했다. 프랑스 금융당국은 불법 서비스 제공 및 자금세탁 혐의로 바이낸스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바이낸스는 독일 금융당국이 가상자산사업자 라이선스 신청을 승인하지 않자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 이슈는 변경신고 재접수라는 새로운 분기점을 앞뒀다. 바이낸스는 FIU 심사가 길어지자 6월 19일 이중훈 부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한국인 대표를 내세워 금융당국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이중훈 대표는 지난달 10일 임원 등기를 마쳤다. 임원 변경에 따라 30일 내 변경신고 의무가 생겼다. 변경신고 기한은 오는 8일이다.

고팍스는 조만간 변경신고서를 접수할 방침이다. 4월 CFTC 제소 당시 FIU가 요구한 바이낸스 이사진과 관련한 자금세탁 의혹 소명 등 자료도 제출할 예정이다. 고팍스 관계자는 "바이낸스 이사진 자료가 도착하는 대로 변경신고서를 접수할 예정"이라며 "접수 시점에 최신 자료를 내야 하기 때문에 해당 국가로부터 자료를 전달받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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