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언론 "韓 초전도체, 진영논리 떠나 전 인류적 의미"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2023.08.0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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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에너지연구소 및 한양대 연구진이 공개한 상온 초전도체 'LK-99'. (사진=김현탁 교수 제공)퀀텀에너지연구소 및 한양대 연구진이 공개한 상온 초전도체 'LK-99'. (사진=김현탁 교수 제공)


중국 관영 언론이 한국 연구진이 실온 초전도체를 발견했다는 소식에 '전 인류적 의미'라는 표현을 써가며 치켜세웠다. 동시에 새로운 발견이 진영 문제와 연결돼선 안 된다며 서구의 전유물이 될 가능성을 경계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3일자 '실온 초전도 논쟁 속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물리학계가 이렇게 떠들썩한 건 오랜만"이라며 "지정학적 충돌과 대립의 소란 속에서 세계가 모처럼 가슴 설레는 새로운 관심사를 얻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초전도체는 전기저항이 '0'인 물질이다. 전기저항이 없어 에너지 손실 없이 전기를 무한대로 보낼 수 있다. 자기장을 유발하는 특성으로 자기공명영상(MRI), 자기부상열차 등에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기술로는 온도를 극한으로 낮추거나 상온에서 엄청난 압력을 가해야 한다는 상업적 한계가 장벽이었다. 한국 연구진이 발견한 초전도체는 상온에서 실현 가능하다는 것이어서 전 인류적 발견이라고 평가받는다.

환구시보는 연구팀 내 협의 없이 무단으로 논문이 발표된 점 등 논란을 언급하면서도 "인류 과학 기술의 혁명적 돌파 기대는 국경과 민족을 불문하고 세계 모든 사람의 마음에 심겨 있다"며 "어느 나라 과학자든 상온 초전도체 발견에 성공하면 그 사람은 인류적 영웅"이라고 썼다.



매체는 또 "한국이 특정 동맹이나 특정 진영에 속해 있다고 해서 중대한 과학적 업적을 성취하는 것을 싫어할 사람은 없다"며 "우리는 모두 같은 인간이고 복잡한 차이와 모순이 있겠지만 중대한 문제에 직면했을 때 우리의 이익은 일치하고 운명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걸 알게 된다"고 강조했다.

과학 자체를 인류 보편적 가치에서 봐야 할 성격이라는 강조와 함께 초전도체와 초전도체에서 파생할 엄청난 산업 자산이 한국과 미국 등 민주 진영에 국한해서는 안 된다는 경계심이 동시에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환구시보는 이를 증명하듯 "실온 초전도체가 현실이 되고 사회에 광범위하게 적용된다면 국가와 국가, 특히 지정학적 이데올로기가 불필요하다고 대담하게 생각해보라"며 "이제 미국과 서방은 더 높은 차원, 더 넓은 시야에서 자신과 세계, 전체 인류의 상황을 직시하며 지정학적, 이념적 편집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부연했다.


매체는 "여러 논란이 있지만 확실한 건 신기술, 특히 사람들의 삶과 관련된 주요 기술 변화에 대한 세계의 집단적 열망"이라며 "이런 의미에서 상온 초전도체는 과학을 초월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유발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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