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LH가 발표한 철근 누락 15개 단지 시공에 참여한 건설사는 이날 일제히 주가가 하락했다. 효성중공업 (184,700원 ▲4,100 +2.27%)은 전날 대비 5.67% 하락하며 16만46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하주차장이 붕괴된 인천 검단신도시 현장은 시공사가 처음부터 설계에 관여하지만 발표된 단지들은 종합심사낙찰제(종심제)를 통해 건설사들이 수주를 따냈다. 이미 설계가 나온 상태에서 시공사들이 입찰에 참여해 설계대로 시공하는 식이다. 설계 오류의 1차 잘못은 설계사무소이고 이를 관리·감독하지 못한 발주처인 LH의 잘못이 크다.
LH가 발표한 단지 15곳 중 10곳은 모두 설계상의 오류다. 심지어 2곳은 아직도 조사 중으로 설계와 시공 등 부실원인조차 밝혀지지 않았지만 시공사 전체 명단이 공개되면서 해당 건설사는 곤욕을 치르고 있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설계가 처음부터 넘어오기 때문에 그대로 시공한다"면서 "전문적인 구조 계산이 포함되는 설계상의 오류를 시공사가 찾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LH측 역시 시공사가 시공 중에 설계상의 문제점을 발견해 이야기할 수 있지만, 시공사의 필수 의무 사항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발표 방식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부실시공은 책임소재가 명확해야 하는 만큼 발표 때부터 설계와 시공 등 순차적으로 원인을 나눠 발표하는 게 필요한데 한 번에 공개하면서 언급된 모든 건설사의 이미지 실추와 입주민도 혼선이 가중된다는 지적이다.
건설사 다른 관계자는 "설계대로 시공했지만 철근을 빼먹은 파렴치한 건설사로 취급받고 있다"면서 "기업 이미지 훼손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단지마다 상황이 다른데 명확한 설명이 없고 누구한테 책임을 물어야 하는지도 불분명하다. 너무 급하게 발표하다 보니 입주민들도 불안해한다"고 말했다.
일부 건설사들은 향후 LH가 발주한 공사 물량을 따내는 데 불이익을 우려하면서 책임 소재에 대해 말을 아꼈다. 한 관계자는 "안타까운 부분이 있지만 LH는 중요한 발주처"라면서 "언급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