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이 30일 일본오픈 배드민턴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옷에 부착된 태극기를 잘 보이게 드러내고 있다. /AFPBBNews=뉴스1
우승 후 세리머니하는 안세영. /AFPBBNews=뉴스1
세계랭킹 2위 안세영은 3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750 일본오픈에서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 5위 허빙자오(중국)를 2-0(21-15, 21-11)으로 꺾고 정상에 섰다.
공격하는 안세영. /AFPBBNews=뉴스1
안세영(왼쪽)이 경기 종료 후 허빙자오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AFPBBNews=뉴스1
그리고 이번 대회 안세영은 준결승에서 지난 대회 결승에서 만난 타이쯔잉(4위)을 2-0으로 완파했다. 세계 1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과 3위 천위페이는 각각 16강과 8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안세영의 결승 상대는 허빙자오.
1세트 초반 대등하게 경기를 풀어가던 안세영은 코트 전반을 빈틈없이 활용하는 철벽 수비로 허빙자오의 숨통을 조였다. 상대 실책이 속출했고 안세영은 자연스레 우위를 점했다. 네트를 앞에 두고 벌어진 신경전과 같은 플레이에서 안세영은 기계 같이 절묘한 샷을 끊임없이 구사했다. 허빙자오는 제 풀에 쓰러졌다. 어렵게 셔틀콕을 살려내면 안세영은 빈틈을 놓치지 않고 공격을 펼쳤다. 21-15, 1세트는 안세영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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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의 끝없는 수비에 허빙자오는 지쳐갔다. 앞선 경기들과 마찬가지로 2세트 허빙자오는 1세트처럼 힘을 내지 못했다. 실책이 속출했고 안세영은 지친 기색 하나 없이 여유롭게 허빙자오를 괴롭혔다. 경기 중반 점수 차가 17-10까지 벌어졌고 이변 없이 안세영이 그대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해엔 준우승으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번엔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정상에 서는 위엄을 보였다.
우승 트로피와 메달을 들고 포즈를 취하는 안세영. /AFPBBNews=뉴스1
안세영의 공격을 힘겹게 받아내고 있는 허빙자오. /AFPBBNews=뉴스1
이번엔 허빙자오였다. 안세영이 랭킹은 더 앞서 있지만 허빙자오만 만나면 작아졌다. 올 시즌 전까지 안세영은 허빙자오에 4전 전패를 당하고 있었다.
그러나 '업그레이드 안세영'이라면 이야기가 달랐다. 올해 허빙자오를 4차례 만나 모두 꺾었던 안세영은 이번 결승 무대에서 다시 만난 그를 셧아웃시키며 천적관계를 완전히 청산했다. 올해 5차례 만나 모두 이기며 오히려 허빙자오가 안세영을 두려워하게 됐다.
올해에만 벌써 우승 메달을 7개 독식하고 있다. 다가올 호주오픈과 세계선수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안세영은 경쟁자들에게 가장 큰 위협을 주는 인물로 떠올랐다.
더욱 무서운 건 좀처럼 안세영을 공략해낼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수비는 더욱 탄탄해졌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상대의 빈틈을 노리는 감각도 더욱 매서워졌다. 바야흐로 안세영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이번 대회에서 야마구치가 일찍이 떨어지며 세계랭킹 포인트 10만 4517점, 안세영은 10만 4064점으로 그를 바짝 추격했다. 지금 기세대로라면 세계 1위 등극도 시간 문제다. 무엇보다 큰 대회들을 앞두고 부상을 당하지 않고 자신만의 페이스를 잘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안세영(왼쪽)이 허빙자오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늘 정상권 기량을 자랑하지만 결정적일 때마다 이들에게 발목을 잡혔던 터라 더욱 의미가 깊은 쾌거다. 그동안 상대 전적에서 4승 10패로 밀렸던 이들은 지난주 코리아오픈에서도 결승에서 분루를 삼켜야 했다.
그러나 이날 2019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정상을 탈환했다. 1세트 공희용의 과감함과 김소영의 노련한 플레이를 앞세워 한순간에 점수 차를 벌리며 기선을 제압하더니 2세트에선 초반 열세에도 공희용이 다시 한 번 힘을 내며 점수 차를 좁히기 시작했고 이후 흐름을 찾아오며 세계 1위팀을 제압했다.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이들의 시즌 3번째 우승이다. 나아가 올해 천칭천-자이판 조와 전적을 2승 2패로 맞추며 자신감을 끌어올린 것도 큰 수확이다.
스매시를 날리고 있는 김소영(왼쪽)과 지켜보는 공희용. /AFPBBNews=뉴스1
김소영(왼쪽부터)과 공희용이 중국 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