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서울 관악구 범람한 도림천 주변을 지나는 배달 라이더. /사진=뉴스1
"누칼협?"('누가 칼 들고 협박함?'의 줄임말·누가 강요했느냐는 조롱)
17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이 최근 선보인 '배달고수 클럽' 프로모션에 배달원들의 반응이 엇갈린다. 배달고수 클럽은 이달 10~31일 약 3주간 쌓은 포인트(P)에 따라 4개 등급을 나눠 최대 1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한다. △'배'(1600P) 100만원 △'달' (700P) 40만원 △'고'(480P) 25만원 △'수'(120P) 10만원에 추가 보상을 제공하는 구조다.
사실상 날씨·지역 포인트를 받아야 성공 가능성이 커진다. 마침 프로모션이 시작된 지난 10일부터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장맛비가 전국을 덮쳤다. 우아한청년들에 따르면 우천 시엔 맑은 날보다 교통사고 치사율이 37.5% 늘고 평균 제동거리도 최대 1.8배 증가한다. 시야가 좁아져 돌발상황도 자주 발생하는 데다 체력 소모도 심하다.
/사진=우아한청년들
라이더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100만원이 적은 돈은 아니기에 평소 우천 운행을 안 하던 라이더도 포인트를 쌓기 위해 총출동했다"라며 "배민은 악천후 때마다 이런 프로모션을 내놓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라이더 B씨는 "배달고수 프로모션으로 배달원이 넘쳐나니 작년 8000원이었던 장마 단가가 올해는 4000원으로 반토막"이라고 토로했다.
우아한청년들 "배달고수 강요 아냐…악천후엔 배달중단" 배민이 프로모션 참여를 강제하는 게 아닌 만큼 문제 될 게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급격히 줄어든 배달비 수입을 보완할 수 있어 좋다는 의견도 있다. 약 일주일 만에 1000P를 모았다는 인증글도 이어진다. 라이더 C씨는 "배달 노하우가 쌓인 고수들은 배민 프로모션에 열중하지만, 나머지는 피크타임 단가가 더 나은 경쟁사 배달에 주력하는 중"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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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청년들 역시 무리한 배달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우아한청년들 관계자는 "배달고수 클럽은 라이더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지는 이벤트로, 열심히 배달하는 라이더에 알맞은 인정과 보상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했다"라며 "배달이 어려운 수준의 악천후시 지역별로 거리제한이나 배달중단 등을 실시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아한청년들은 지난 15일 진행된 '배민커넥트 안전의 날' 행사에서도 폭우 시 주의사항과 표준행동요령, 빗길 사고 예방 가이드 등을 제공했다. 라이더에 우비 상하의 세트를 전달하고 B마트 지점에 우천 속 시야를 넓혀주는 발수코팅제와 김서림방지제도 비치했다. 우아한청년들 관계자는 "건강하고 안전한 배달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