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스펙트럼이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합병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한미약품이 롤베돈 판매에 따라 받게 될 로열티는 롤베돈 매출의 5%인 것으로 확인됐다. 5% 로열티를 기본으로 2025년부터 전체 로열티 지급 금액이 1900만달러(약 240억원)이 될 때까지 5%의 추가 로열티를 받게 되며 롤베돈 연간 매출이 2억5000만달러(약 3200억원)를 달성하면 500만달러(약 64억원)의 추가 마일스톤을 받게되는 조건이다.
이 같은 추정 매출에 로열티와 마일스톤 조건을 적용하면 한미약품이 롤베돈 미국 판매로 직접적으로 올릴 수익은 8275만달러로 1000억원 수준이 된다. 5% 추가 로열티 적용은 롤베돈 판매가 정점을 찍는 2025년 한 해 적용되며 연 매출 2억5000만달러 달성시 지급되는 마일스톤 500만달러도 2025년에 발생하게 된다. 나머지 기간에는 기본 5%의 로열티가 적용된다.
한미약품은 2012년 스펙트럼에 롤론티스의 글로벌 개발 및 판매 권리(한국, 중국, 일본 제외)를 수출했다. 미국 임상과 허가는 스펙트럼이 주도했지만 원 개발사인 한미약품과 사실상 이에 공동 대응해왔다 . 한미약품이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생산을 담당하는데다 롤론티스 허가 후 판매 수익 중 일부를 로열티와 마일스톤으로 받게 돼 있어서였다.
당초 로열티 조건은 매출의 5%가 기본이 아니었다. 원래 양사가 맺은 계약 상 로열티 조건은 롤베돈 연간 매출의 10% 초중반대 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같은 기존 계약이 유지됐다면 롤베돈 10년 매출로 한미약품이 받을 로열티 등 수입 규모도 1000억원을 훌쩍 넘겼을테지만, 계약조건은 지난해 1월 매출의 5%가 기본으로 바뀌었다. 스펙트럼의 재무상황 악화 탓이었다. 계약조건 변경과 함께 한미약품은 스펙트럼에 240억원 규모의 전략적 지분 투자를 결정했고, 오너 2세인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이 스펙트럼의 이사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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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관건은 1000억원으로 추산된 로열티 등 수익을 한미약품이 추후 실제로 받을 수 있을지 여부다. 상장폐지 위기에까지 몰렸던 스펙트럼은 현재 미국 제약사 어썰티오로의 인수합병이 결정된 상태다. 합병 절차는 오는 3분기까지 진행된다. 어썰티오는 디지털플랫폼을 활용해 제품을 공급하는 비대면 세일즈 마케팅 전문 제약사로 알려져있다. 어썰티오는 스펙트럼 인수를 통해 비대면 마케팅 추가 등 롤베돈 판매 채널을 다각화하는 한편 운영자금 추가 지원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롤베돈의 원활한 판매 우군을 확보한 만큼 예상 이상의 판매성적이 나올수도 있다"며 "기존 계약에 따른 한미약품의 로열티 수령 전망도 이전보다 밝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