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근 1억' 받은 고향주민 "70년 못 봤는데"…공덕비 건립 추진도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2023.06.2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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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사진제공=부영그룹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사진제공=부영그룹


"논에서 벼를 한 짐 짊어지면 일어나질 못해요. 그럴 때 뒤에서 누가 밀어주면 잘 일어난단 말입니다. 그런 기분이에요. 꿈꾸고 있는 것 같아요."

지난달 말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83)으로부터 어린 시절 추억과 고마움에 따른 선물이라며 1억원을 받은 장찬모씨(81)는 자신의 통장을 확인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이 회장은 최근 전남 순천시 운평리 6개 마을 280여가구 주민들에게 돈을 보냈다. 각각 세금을 공제하고 2600~9020만원씩 개인 통장으로 입금한 것. 액수 차이는 마을 토박이, 실거주 30년 이상 등 거주 연수에 따라 5단계로 나눈 결과다.

운평리 죽동마을에서 나고 자란 장씨는 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갑자기 이장님이 선물이 들어왔을 거라면서 통장을 확인해보라고 하더라. 장난하는 줄 알았다. 100만원쯤 들어왔겠구나 싶었다"며 "그런데 1억원이 들어와 있었다. 꿈 같았다"고 밝혔다.



장씨는 현재 마을 분위기에 대해 "빚을 진 사람들이 '살 것 같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 회장과의 인연에 대해서는 "저보다 두 살 많다. 제가 11~12살일 때, 학교 다닐 때 봤다"며 "본 지는 70년 넘었다. 회장님 가족이 잠깐 우리 마을에 와서 사셨을 때다. 회장님은 절 기억 못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운평리 주민들은 이 회장의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 공덕비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장씨는 "큰 선물을 받았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지 않냐. 회장님 공덕비를 세우는 것에 대해 모두 동의했다. 고맙다는 말밖에는 드릴 게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운평리 죽동마을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났다. 서면 동산초등학교와 순천중학교, 순천고등학교에 다녔다. 1983년 부영을 세웠고, 남다른 고향 사랑으로 1991년 순천에 부영초등학교를 설립했다.

이 회장은 과거 모교 초·중·고교 동창생들에게도 1억원씩 지급한 바 있다. 여태껏 그가 개인적으로 기부한 현금은 약 1400억원이다. 전달한 물품까지 더하면 총 24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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