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값 비싸다" 정부 압박에...라면업계 가격인하 검토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23.06.18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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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라면 물가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라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24.04로, 전년 동월 대비 13.1% 상승했다.  이는 2009년 2월(14.3%) 이후 14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진열된 라면. 2023.6.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라면 물가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라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24.04로, 전년 동월 대비 13.1% 상승했다. 이는 2009년 2월(14.3%) 이후 14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진열된 라면. 2023.6.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가 국내 라면기업에 가격인하를 권고한 지 반나절만에 기업들이 라면가격 인하를 검토한다.

삼양식품 (329,000원 ▲3,500 +1.08%)은 주초에 관련 회의를 열고 조만간 국내 라면가격 인하를 위한 검토에 들어갈 예정이다. 인하 폭은 지난해 인상 폭보다 낮은 수준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방송에서 "지난해 9~10월 업체들이 라면값을 크게 올렸는데 그 때와 비교해 밀 가격이 50% 정도 내렸다"며 "제조업체들이 밀가루가격으로 올렸던 부분을 적정하게 내리든지 대응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개별상품의) 원가 하나하나를 조사해 가격통제를 할 수 없다"면서도 "소비자단체가 나서서 압력을 행사했으면 좋겠다"고 기업들을 압박했다.



추 부총리의 발언이 나오자 라면기업들은 한층 긴장한 모양새다. 당장 삼양식품이 가격인하를 검토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정부가 물가안정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기업도 동참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11월 가격인상폭 만큼의 인하는 어렵겠지만 적절한 선에서 가격인하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양식품의 1분기 영업이익은 239억원으로 전년동기 245억원에 비해 2.6% 감소했다. 하지만 매년 매출이 성장해 올해 1조원 매출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삼양식품은 2021년 8월과 지난해 11월 각각 6.9%와 9.7% 라면가격을 인상했다.



"라면값 비싸다" 정부 압박에...라면업계 가격인하 검토
라면 1위기업 농심 (424,000원 ▲21,500 +5.34%)도 "공식적으로 가격인하 요청이 온 것은 없다"면서도 "다각도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라면 원가에 밀 외에도 다른 원부자재의 영향을 받고 있어 단편적으로 사안을 바라봐서는 안된다는 설명이다.

농심 관계자는 "소맥분(밀가루)에 이어 원재료 비중이 높은 전분 가격이 50% 올라 지난달 공급처에 인상가격을 반영해줬다"며 "올해 원재료 추가부담액이 200억~300억원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1분기 기준 농심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 343억원을 기록했던 농심은 지난 1분기 637억원으로 85.8% 급증했다. 다만 지난해 2분기 국내 부문의 경우 24년만에 적자를 기록하는 등 원재료 가격 상승의 여파를 고스란히 떠안았다. 이에 농심은 2021년 8월에 이어 지난해 9월 라면가격을 각각 6.8%, 11.3% 인상한 바 있다.


라면 비중이 높지 않은 오뚜기 (441,500원 ▲11,000 +2.56%)는 신중하게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농심과 삼양식품이 해외사업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린 반면 해외 비중이 낮은 오뚜기는 국내 의존도가 높다. 오뚜기는 2021년 8월에 이어 지난해 10월 각각 11.9%와 11.0% 라면가격을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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