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해외사업 '빨간불' 켜졌나...신용등급 전망 하락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23.06.16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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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장 증설 투자로 재무부담 확대...풀무원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 기대"

이효율 풀무원 대표가 지난 3월 진행한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풀무원이효율 풀무원 대표가 지난 3월 진행한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풀무원


종합식품기업 풀무원 (13,760원 ▲930 +7.25%)이 해외사업 적자가 누적되면서 채권 신용등급 전망이 하락했다. 특히 두부와 생면(아시안 누들)을 주력 판매하는 미국 사업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풀무원 측은 올 하반기부터 미국 생산라인 증설 투자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최근 정기 평가에서 풀무원이 발행한 제66회 무보증 후순위 전환사채와 제68회 무보증 채권형 신종자본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신평은 "수년간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해외식품 부분의 만성적인 영업적자가 계열사 전반의 이익창출력을 제약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일시적 수요 호조를 보인 2020년을 제외하면 해외식품 부문에서 2015년 이후 매년 400억원 내외의 영업적자가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풀무원은 미국, 중국, 일본 등 3개국에서 해외 사업을 벌이고 있다. 1991년 미국을 시작으로 2010년 중국, 2013년 일본에 각각 진출했다.



풀무원의 해외사업 적자는 대체로 미국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신평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법인 영업적자는 300억원대로 해외식품 사업 영업손실의 약 67% 규모로 추정된다.

현재 풀무원은 미국에 4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동부 지역은 캘리포니아 길로이 공장과 플러턴 공장, 서부 지역은 메사추세츠 아이어 공장과 뉴욕 다판 공장이 구축돼 있다.
풀무원 미국 사업장 현황. /사진제공=풀무원풀무원 미국 사업장 현황. /사진제공=풀무원
풀무원은 2016년 미국 두부 1위 브랜드 '나소야(Nasoya)'를 인수하면서 동부 지역 생산공장과 유통망을 확보했고, 최근에는 서부 지역 길로이 공장 증설 투자를 진행했다. 두부와 생면 외에도 김치와 홈간편식(HMR)까지 제품군을 다양화했다.

풀무원이 지난해까지 해외식품 부문에 투입한 누적 투자자금 규모는 6000억원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2020년을 제외하면 가장 사업 규모가 큰 미국 시장에서 적자가 누적돼 재무부담이 커졌다는 게 한신평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풀무원은 국내사업의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이 낮아졌다. 풀무원식품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은 2020년 3.7%에서 2021년 2.2%, 2022년 0.8%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 기간 부채비율은 229.3%에서 242.9%로 높아졌다.

한신평은 "경상적으로 창출되는 잉여현금 규모와 계열사에 대한 지원 부담 등을 감안할 때, 자체 현금 창출을 통해 유의적인 수준으로 재무부담을 경감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풀무원의 재무 구조를 평가했다.

반면 풀무원은 향후 투자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점차 사업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풀무원 관계자는 "그동안 물류비 절감과 생산 확대를 위해 일부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미국에 지속적인 투자를 해왔다"며 "미국 전역에 유통망을 갖췄고 생면과 두부 등 주력 제품의 판매량이 증가하면 올해부터 가시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에 반영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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