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권시장협의회 "배출권시장 참여자·투자상품 확대해야"

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2023.06.13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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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출권시장 규제환경 변화와 금융시장의 역할 세미나에 앞서 주요참석인사들이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앞줄 왼쪽 두번째부터  이경식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장,  금한승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  심재원 한국남부발전 부사장. /사진제공=한국거래소. 배출권시장 규제환경 변화와 금융시장의 역할 세미나에 앞서 주요참석인사들이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앞줄 왼쪽 두번째부터 이경식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장, 금한승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 심재원 한국남부발전 부사장. /사진제공=한국거래소.


배출권시장협의회 자문위원회가 배출권시장을 개선하기 위한 첫 번째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서는 온실가스 감축 진행 과정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배출권시장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들이 논의됐다.

배출권시장협의회는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배출권시장 규제환경 변화와 금융시장의 역할'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한국거래소가 협찬했다.



축사를 맡은 심재원 한국남부발전 부사장은 "선진국은 기후 위기를 기회로 새로운 경제질서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에너지 안보 확보와 경제성장을 함께 고려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금한승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은 "기후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생존에 위협을 받는다는 게 점점 피부로 느껴진다"며 "2015년에 도입한 배출권 거래제도를 어떻게 개선하고 선진화하냐에 따라 국내 기업 경쟁력도 함께 확보될 것"이라고 했다.



이경식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 본부장은 "지금 배출권시장에는 다양한 참여자들이 들어와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수량만큼 매매를 할 수 있게 됐다"며 "정부와 기업, 시장참여자들이 지속해서 배출권시장 발전을 위해 의견을 꾸준히 모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제 발표를 맡은 안영환 숙명여대 교수는 "배출권 거래제 고도화를 위해 배출량을 감축하는 기업에 대해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배출권 위탁거래와 같은 다양한 파생상품을 도입해 배출권시장의 유동성을 증대해야 한다"며 "기존 산업정책의 패러다임은 값싼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있었다면 앞으로는 깨끗한 에너지를 적정한 가격에 공급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트레버 시코스키(Trevor Sikorski) 에너지 아스펙츠(Energy Aspects)사 컨설턴트는 "중개 기관과 일반 투자자와 같은 제3자가 유럽연합 배출권거래시장(EU-ETS)에서 시장 참여자로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은행과 같은 중개 기관은 위험을 헤지(위험 회피)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일반투자자들은 배출권시장에서 유동성을 늘려주는 역할을 해 시간이 지날수록 시장은 이들에게 더 의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현행 배출권시장은 가격 변동성이 미국이나 유럽 시장에 비해 높고, 제3자 참여가 부족하다"며 "이질적 거래 행태를 보이는 시장 참여자가 늘어나면 가격 변동성이 줄고 유동성이 늘어날 뿐 아니라 시장 투명성도 제고할 수 있다"며 금융기관과 일반투자자 등 제3자의 시장참여 필요성을 역설했다.

패널 토론자들은 국내 배출권시장의 변동성 축소와 제3자 시장 참여 필요성에 공감했다. 시장 내 유동성을 강화하기 위해 ETF(상장지수펀드)/ETN(상장지수증권)과 같은 다양한 투자상품 도입 필요성도 제기됐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선물시장을 배출권 시장에 도입하는 한편 정보 비대칭성 문제나 불완전 판매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배출권 규제 위원회가 독립적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웅 부경대 경제학과 교수는 "배출권 거래제는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와 정합성을 이루도록 설계돼야 한다"며 "유동성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배출권 시장에 더 많은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석원 SK증권 미래전략부문 대표는 "배출권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 가격이 적절해지기 위해서는 제3자 참여가 중요하다"며 "금융이 시장 활성화를 위해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문준호 한국거래소 일반상품시장 부장은 "거래량이나 거래대금, 체결 건수는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규모 면에서 세계적 배출시장과 비교할 때 부족한 모습은 사실"이라며 "한국거래소는 제3자 참여와 파생상품 개발 등 장내거래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정부와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완 환경부 기후경제과장은 "배출권 시장 안에서 정부의 인위적 개입을 없앨 수 있도록 기초적인 인프라를 만들어가겠다"며 "오늘 주제 발표와 토론 과정에서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배출권 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이른 시일 안에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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