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수주 45.4조 빨간불…"낙담 이르다" '650조' 중동 훈풍 대기

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2023.06.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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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수주 45.4조 빨간불…"낙담 이르다" '650조' 중동 훈풍 대기


올해 상반기 국내 건설사들이 저조한 해외 수주 실적을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중동발 수주 소식이 확인되는 하반기에는 우상향 모멘텀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건설사들의 올해 5월 말까지의 수주액은 87억달러(약 11조3057억원)로 국토교통부가 세운 연간 수주 목표액인 350억달러(약 45조4825억원)의 25%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수주액 규모는 최근 5년 사이에 가장 낮은 액수였다. 현대건설 (35,450원 ▲50 +0.14%)삼성엔지니어링 (26,450원 ▼100 -0.38%) 등 해외 수주에 특화된 기업들이 올해 2분기까지 해외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탓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3월에 있던 사업비 100억달러(약 13조30억원) 규모의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 건설 공사 입찰에서 프랑스 컨소시엄에 밀려 수주에 실패했다. 삼성엔지니어링도 알제리 15억달러(1조9505억원) 규모의 프로판탈수소/폴리프로필렌(PDH/PP) 수주전에서 영국 컨소시엄에 밀렸다.

증권가에서는 상반기 부진한 모습에도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유지했다. 하반기부터 사우디아라비아의 초대형 신도시 프로젝트인 네옴(Neom)을 포함해 해외 대형 플랜트들의 수주 발표가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 수주 부진과 고금리,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 속에서도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증가하는 등 견조한 실적세도 보였다.



네옴 프로젝트의 경우 프로젝트 규모가 크고 건수도 많아 경쟁 구도가 다른 수주 사업에 비해 치열하지 않을 전망이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재 가격 상승 등 전반적인 공사비 증가에 따라 일시적으로 발주가 지연된 것이지 발주 모멘텀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며 "5000억달러(약 650조7500억원) 규모의 네옴 관련 발주를 고려할 때 현대건설을 최선호주로 삼성엔지니어링을 차선호주로 제시한다"고 분석했다.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제2의 중동붐이 될 네옴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6월 네옴 프로젝트 중 일부인 46억달러(약 5조9920억원)에 달하는 산악 지대 터널 공사 계약을 마쳤고 올해 5월에는 20억달러(약 2조6052억원) 상당의 철도 노선 사업 계약을 마무리 지었다. 삼성엔지니어링도 구체적인 수주 관련 내용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인프라, 호텔, 공항 등 다양한 사업 기회가 있는 네옴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네옴 프로젝트의 올해 4월까지 발주액은 260억달러(약 33조8702억원)로 전체 사업비 대비 5.2% 수준에 불과해 수주 기회가 열려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현대건설은 30억달러(3조9090억원) 규모의 터널 프로젝트 수주를 포함해 인프라 분야에서 추가적인 수주도 기대하고 있어 연간 해외 수주 목표금액(5조7000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화공 플랜트 부문에서 세계 주요 에너지 업체들의 설비투자 금액이 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세계 최대의 석유 생산 능력을 갖춘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는 실적발표회에서 올해 Capex(자본지출) 가이던스로 지난해 설비투자 액수 대비 20~40% 증가한 약 450~550억달러(약 58조6845억원~71조7255억원)를 제시했다. 블룸버그는 올해 하반기 전세계 시가총액 상위 30개 에너지 업체들의 설비투자가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석유와 가스 플랜트 시장은 2025년까지 연간 6%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외 수주액 기준 중동에서의 한국 건설사 시장점유율은 10% 수준이지만, 건당 평균 계약액이 증가했고 사실상 삼성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 두 회사가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 연구원은 "아람코를 비롯해 자본지출 규모가 커지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삼성엔지니어링의 화공 부문 수주 모멘텀은 유효하다"며 "올해 하반기 아람코 자푸라(Jafurah) 2와 아람코 파드힐리(Fadhili) 가스 프로젝트 등 주요 파이프라인 중 대부분의 수주 시점은 연말"이라고 했다.

네옴시티 더라인.네옴시티 더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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