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권위, 바이낸스 자산동결 긴급 요청…"증거인멸 우려"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2023.06.07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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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 "자오창펑, 수년 간 미국법 무시하고 불법행위…증거인멸 막아야"

자오창펑 바이낸스 CEO가 지난해 11월 그리스 아테네를 방문한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자오창펑 바이낸스 CEO가 지난해 11월 그리스 아테네를 방문한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세계 최대 암호화폐(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자산을 동결해줄 것을 연방법원에 요청했다.

6일(현지시간) 미국 CNBC 등 현지보도를 종합하면 SEC는 바이낸스 미국 지주회사 2곳에 대해 긴급 자산 동결 명령을 내려줄 것을 미 연방법원에 요청했다. 법원에서 SEC 요청을 받아들인다면 악소스뱅크, 현재는 파산 후 청산된 실버게이트 뱅크, 프라임트러스트 등에 개설된 계좌들은 모두 동결된다.

다만 미국 국제통화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거래소는 자산동결 대상에서 제외된다.



SEC는 바이낸스 최고경영자 자오창펑이 본인 명의의 '시그마 체인'과 '메리트 피크' 등 2개 회사를 이용해 거래소 고객 자금 수백만 달러를 빼돌린 뒤 바이낸스 자본금과 뒤섞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부풀린 자본금으로 암호화폐를 매매해 시세를 조작했다는 게 SEC의 시각이다. SEC에 따르면 시그마 체인이 운용한 자금은 1억9000만 달러(한화 약 2477억원)에 이른다.

이외에도 SEC는 투자자 사기와 미등록거래중개 등 13개 혐의를 적용해 자오창펑을 제소한 상태다. 주요 혐의는 미국 고액투자자들이 바이낸스에서 불법 증권거래를 하도록 중개했다는 것. 바이낸스는 2018년 6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중개수수료 명목으로 116억 달러(약 15조131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SEC는 IP 주소를 일시적으로 해외 주소로 바꿔주는 VPN 방식을 이용, 접근 경로를 위장해 거래가 미국 밖에서 이뤄지는 것처럼 위장했다고 밝혔다. 또 자오창펑이 미국 지주사를 세운 것은 '미끼'였다고 보고 있다. 수사기관의 시선을 돌려 바이낸스 본사를 보호하기 위한 껍데기에 불과했다는 것.

SEC는 "피의자(자오창펑)가 수년 간 미국 법을 무시하고 불법행위를 저지른 점을 감안하면 판결 전 자산 처분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며 "증거인멸을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계 캐나다인인 자오창펑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보다 언론을 통해 정보가 퍼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안을 검토한 뒤 입장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낸스 측은 "SEC 조사에 성실히 응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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