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IMF가 성립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공작기계의 활용 범위가 워낙 넓다는 점에서도 찾을 수 있다. 공작기계는 '기계를 만드는 기계'이자 '마더머신'(Mother machine)이라고 불린다. 광범위한 산업군에 연계돼 쓰이는 만큼 관련시장도 넓다.
터닝센터는 선반을 생각하면 된다. 공작기계 중 역사가 가장 오래됐다. 사과 껍질을 깎는 원리로 회전하는 소재를 가공한다. 머시닝센터는 터닝센터와 반대다. 소재가 아니라 공구가 회전한다. 나무를 칼로 조각하는 개념과 비슷하다.
DN솔루션즈는 터닝센터와 머시닝센터 전문이다. 이 두 기계가 전체 공작기계 수요의 약 30%를 차지한다. DN솔루션즈는 얇고 긴 소재 가공에 적합한 스위스턴, 항공기, 에너지산업용 대형 소재 가공이 가능한 문형기, 정밀 구멍 가공에 특화한 보링머신 등을 생산한다.
최근에는 복합 다기능 장비를 요구하는 기계산업 트렌드에 따라 여러 대의 장비가 필요한 복잡한 공정을 단일 기계에서 구현하는 복합 다기능 기종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복합 가공기, 5축 가공기 등이 대표적이다.

가장 큰 수요처는 자동차산업으로 공작기계 글로벌 수요의 30%를 차지한다. DN솔루션즈 터닝센터는 20인치부터 대형까지 다양한 사이즈의 자동차용 알루미늄 휠 제작 설비는 물론 엔진에서 발생한 동력을 전달하는 풀리(Pulley) 부품을 짧은 시간에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생산한다.
오일·가스산업 수요도 크다. 직경이 큰 파이프와 파이프 간을 연결해주는 커플링(Coupling), 땅을 파기 위해서 사용되는 채굴 공구, 땅속으로 파고들어 갈 때 사용되는 드릴 파이프 등이 오일·가스 분야에서 중대형 터닝센터를 사용해 가공된다. DN솔루션즈의 트윈 처킹(Twin Chucking), 롱보링바(Long Boring Bar), 방진구 등이 대표적이다.
항공기 부품의 정밀 가공에도 고성능 공작기계가 필수다. 이 외에도 풍력 발전기 회전축, 치아 임플란트 및 인공뼈 가공 등 시장에서도 공작기계 수요가 발생한다.
세계 공작기계 시장은 기술경쟁력을 우위로 일본, 독일, 이탈리아 등 선진국이 주도하고 있다. 대만, 중국 등 후발국 또한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새롭게 진입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 공작기계의 역사는 DN솔루션즈가 써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76년 대우중공업 공작기계사업부로 창사해 설립 4년만에 CNC 선반 고유 모델을 개발했다. 1994년 미국과 독일 법인을 설립하고 2000년대 본격적으로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혔다. 2003년엔 중국에 공장을 설립했고 2007년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2008년엔 연구개발 센터도 세웠다. 세계 66개국 155개 딜러망을 갖췄다.
부침도 있었다. 대우그룹이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을 거치며 2005년 회사를 두산그룹에 매각했고, 자금난을 겪던 두산인프라코어가 2016년 회사를 사모펀드에 팔았다. 2022년 자동차부품사 DN오토모티브에 인수돼 새로운 사명인 DN솔루션즈로 새롭게 출범했다.
DN솔루션즈 관계자는 "지속적인 신흥시장을 발굴해 추가적인 성장 지렛대로 활용하고자 한다"며 "전략적 성장 방향에 맞춰 실행력 강화를 위한 내부 역량 확충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