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재환이 6일 한화전 선제 투런 홈런을 날리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그렇기에 더욱 짜릿한 한 방이었다. 김재환(35·두산 베어스)이 화끈한 한 방으로 이승엽 감독을 미소짓게 했다.
올 시즌 홈런 단 3개, 49타석 연속 대포를 날리지 못했던 김재환은 0-0으로 맞선 2회말 1사 1루에서 장민재의 몸 쪽 137㎞ 속구를 통타, 우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정도로 완벽한 아치를 그렸다.
홈런을 날리고 베이스를 도는 김재환. /사진=두산 베어스
김재환(오른쪽)이 홈런을 날린 뒤 3루 베이스를 돌아 정수성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그러나 김재환의 성적은 아쉽기만 했다. 이날 전까지 타율 0.245 3홈런 1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27. 이승엽 감독이 각성을 바라며 채찍을 들었다. 근 몇 년 동안 두산의 붙박이 4번 타자로 활약했던 김재환은 최근 타순 변화를 겪었고 이날은 6번에 배치됐고 자극제가 된 것일까. 화끈한 홈런포를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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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이승엽 감독은 "타선에서는 김재환의 홈런이 결정적이었다"고 칭찬했다. 최근 고민이 많아졌다는 이승엽 감독에게 이날만큼은 두 다리를 쭉 뻗고 잘 수 있도록 걱정을 털어내준 한 방이었다.
경기 후 김재환은 "모처럼 잘 맞은 타구가 나왔다. 그동안 계속 안 좋았던 만큼 팀 승리에 보탬이 되지 못해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간절함이 컸다. "오늘 훈련 전 고토 코치님께 부탁드려서 특타를 했다"고도 전했다.
길어지는 부진에도 자신을 배려하는 이승엽 감독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김재환은 "그래서 하루빨리 더 좋아지고 싶은 마음"이라며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동료 선수들은 물론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만이 유일한 목표다. 연휴 기간임에도 야구장 찾아주신 팬분들의 함성에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재환(오른쪽)이 홈런 이후 양석환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