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윤선정 디자인기자
26일 각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팹리스(설계 전문) 기업 엔비디아는 올 1분기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깜짝 실적을 냈다. 엔비디아의 올 1분기(2~4월) 매출액은 9조 5200억원으로 시장 예상치(8억 6000억원)를 크게 웃돈다. AI용 반도체 판매 급증으로 관련 사업에서만 5조 6000억원의 매출을 냈다. 실적이 대폭 개선되면서 시가총액이 하루 새 245조원이 늘어날 정도였다.
현지 업계는 주 요인으로 주문량 감소를 꼽는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주문량 증가에도 다른 고객사들로 인해 재고조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엔비디아가 챗GPT용으로 공급하는 제품은 A100과 H100인데, TSMC는 각각 7나노와 4나노 공정을 이용해 생산한다. 시장조사업체 세미아날리시스와 업계 등에 따르면 TSMC의 해당 공정 가동률은 70% 미만이며, 2분기에는 60%까지 떨어질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정학적 위기도 매출 하락에 영향을 줬다. 미중관계 악화로 TSMC의 중국향(向) 매출이 지속 감소했다. 중국 고객사들은 TSMC 전체 매출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TSMC는 미국의 요구대로 하이시반도체 등 중국 팹리스 기업의 대량 주문을 거절해 왔는데, 이같은 흐름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무리한 자본 지출도 부담이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에 4조 6000억원, 일본 구마모토에 9조 4000억원을 투입해 첨단 공정 반도체 팹(공장)을 건설 중이다. 여기에 유럽연합(EU)과 추가 공장 건설까지 논의중이다. 통상 해외 생산시설은 대만 내 공장보다 최소 5배 이상의 금액이 투입되는 것으로 본다. 가오슝의 신규 공장도 지연되는 상황에서 과도하게 투자 지출을 늘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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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업계 관계자는 "2021년부터 지속 상승해 오던 TSMC의 제품 가격이 이번 분기 처음으로 하락했다"라며 "불황이 심각해도 설비 투자를 줄이지 않았던 TSMC가 1분기 투자를 96%나 감축한 것은 시장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