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II)가 고도 550㎞에 실용 인공위성 8기를 분리하는 과정. 누리호는 1·2단을 분리하고 우주에선 실용위성 3단만으로 비행한다. / 그래픽=최헌정 디자인기자
누리호는 이날 오후 6시24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를 박차고 날아올랐다. 발사 4분20초(260초)만에 고도 263㎞에 다다른 누리호는 1·2단을 분리하고 이때부터 3단으로만 비행을 시작했다. 실용위성 8기가 실린 3단은 발사 약 13분(780초)만에 고도 550㎞에 도달해 '차세대 소형위성 2호'를 분리했다. 이후 20초 간격으로 나머지 위성 7기를 차례로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 임무 성공으로 국내 위성기업은 앞으로 시간·비용을 들여 해외로 나가지 않고 우리 땅에서 위성을 발사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과기정통부를 비롯해 국방부·방위사업청 등은 2030년까지 국내 민간기업과 협업해 위성 80기를 개발하는데 누리호 활용이 가능해졌다. 누리호는 향후 우주 발사체 시장을 공략할 차기 수출 품목도 될 수 있다.
이번 임무 성공은 안보 차원에서도 가치가 크다. 누리호 주탑재체인 '차세대 소형위성 2호'는 SAR(합성개구레이다)를 장착한다. 일반 카메라와 달리 전파로 지형지물을 인식해 구름이나 악천후 상황에서 주야간 24시간 지구관측이 가능하다. 이는 안보 위기 때 어디든 원하는 지점을 정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가 향후 7년간 발사하는 위성 80기 중 SAR 탑재 위성은 절반이 넘는다.
방효충 KAIST(한국과학기술원) 안보융합연구원장(항공우주공학과 교수)은 "우주발사체·위성 산업은 아직 해외에 비해 격차가 크지만 국가적인 지원과 꾸준한 기술개발을 통해 반도체 같은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다"며 "우리 땅에서 우리 로켓으로 우리 위성을 언제든 쏠 수 있다는 의미는 산업과 안보 차원에서 가치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