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뉴스페이스' 꿈꾸는 김동관호, 로켓·위성산업 다 잡는다

머니투데이 이세연 기자 2023.05.20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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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우주경제' 카운트다운] ③ 누리호 고도화 기술이전 받은 한화

편집자주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3차 발사가 임박했다. 이번 발사는 우주에서 동작할 실용위성을 싣고 떠나는 첫 실전이자 누리호 기술이 민간 기업에 이전되는 첫 무대다. 정부 주도를 넘어 민간 주도의 우주산업, '뉴스페이스 시대'가 도래하는 셈이다. 누리호 3차 발사 이후 한국의 우주개발 방향과 관련 산업, 우주경제 실현을 위한 과제를 짚어본다.

한화 미래 우주사업 밸류체인 /사진제공=한화한화 미래 우주사업 밸류체인 /사진제공=한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의 세 번째 발사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처음으로 참여했다. 한화는 국내 우주발사체 산업 생태계를 이끌 준비와 우주·위성 사업을 아우르는 밸류체인 구축에 전념하며 '한국판 뉴스페이스'에 다가서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3호기의 제작과 조립, 구성품 제작 기업에 대한 총괄 관리를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과 함께 수행하고 있다. 정부의 '누리호 고도화사업' 일환으로, 기술을 이전받을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되면서다.



누리호 고도화사업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스페이스X에 기술 이전한 것처럼 민간 주도형 '한국형 스페이스X'를 만드는 사업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우연이 보유한 발사 운용·관제 등 노하우를 전수받아 국내 우주발사체 산업생태계를 육성한다.

3차 발사에서 역할은 참관 수준이지만, 오는 2027년까지 3차례의 누리호 추가 발사에서는 한화가 제작 자체를 주도한다. 발사에서의 역할도 커진다. 한화는 우주발사체 단조립장 설립지로 나로우주센터 인근인 전남 순천을 낙점하는 등 누리호 추가 생산을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



한화는 누리호를 이을 차세대발사체(KSLV-III) 기술을 이전 받을 기업 후보로도 거론된다. 차세대 발사체는 3단형 누리호보다 3배 이상 높은 성능을 가지는 '2단형 발사체'로, 2032년 우리나라 최초 달 착륙선을 탑재해 발사할 예정이다. 기술을 이전받는 기업은 사실상 한국의 스페이스X로 발돋움한다. 체계종합기업의 후보로 꼽히는 한화가 항우연과 함께 2027년 이후 차세대 발사체 개발과 양산에도 참여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직접 우주행 드라이브를 걸며 한화의 우주산업은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는 2021년 김 부회장이 이끄는 항공우주사업 전담조직인 '스페이스 허브'를 발족했다. 전사적으로 우주 산업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지난 3월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디펜스에 이어 한화방산까지 합병하면서 발사체 역량 다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화 김동관 부회장/사진=한화한화 김동관 부회장/사진=한화
스페이스 허브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공동으로 설립한 우주연구센터에 100억원을 투입하기도 했다. 민간 기업이 대학과 함께 만든 우주 분야 연구센터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여기에 한화시스템을 통해 위성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2020년 영국 위성 통신안테나 기업 페이저(현 한화페이저)를 인수하고, 미국 위성 통신안테나 기업 카이메타에 지분투자했다. 지난 2021년에 세계 최초의 우주인터넷 기업인 원웹의 지분(8.8%)을 확보하는 등 우주 통신서비스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위성 활용 서비스 산업도 주목한다. 국내 위성 전문기업 쎄트렉아이를 인수하며 우주산업 밸류체인을 넓혔다. 쎄트렉아이는 세계 최고 해상도의 상용 지구 관측위성 '스페이스아이-티(SpaceEye-T)' 개발에 나섰다. 발사 목표 시기는 2024년으로 한화의 스페이스 허브와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 '위성제작→발사수송→위성서비스'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향후 우주탐사 기술까지 확보해 국내 최초의 '우주산업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성장하겠다는 전략을 현실화하는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누리호 추가 발사는 여전히 성공을 확신할 수 없는 도전적인 사업이지만 항우연의 축적된 역량과 국내 300여개 업체의 기술, 한화의 우주 사업에 대한 열정으로 추가 발사에 성공해 대한민국의 우주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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