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5.32달러를 기록했다. 통상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는데 이를 넘어섰다. 지난달 말 0.81달러로 곤두박질친 후 다소 반등했지만 2달러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던 게 최근 일주일째 4~5달러로 올라 유지 중이다.
최근 드라이빙 시즌(여름 휴가철 휘발유 성수기)을 앞두고 휘발유 수요가 늘어나며 정제마진을 끌어올렸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5월 첫째 주 미국 휘발유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다. 휘발유 재고 부족도 영향을 미쳤다. 5월 첫째 주의 미국 휘발유 재고는 전주 대비 1.42%(317만 배럴) 줄어든 2억1970만 배럴로 집계됐다. 최근 5년 평균치보다 7% 낮은 수준이다.
미국이 전략비축유(SPR)를 비축하기 시작한 점도 영향을 줬다.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가를 내리기 위해 SPR를 대량으로 시장에 풀었지만 최근 재비축을 시작했다. 첫 매입 분량이 약 300만 배럴 분량으로, 오는 8월 인도분 석유를 사들인다. 중국의 석유제품 수출 쿼터 축소와 정유사들의 정기보수로 5월 이후 가동과 생산이 축소할 가능성도 반영됐다.
정유업계는 정제마진 회복세에 한시름 놓는 분위기다. S-OIL(에쓰오일), GS칼텍스, SK이노베이션,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4사는 정제마진 하락에 국제유가까지 떨어지며 전년 동기 대비 1분기 영업이익이 대폭 줄었다. 정유4사는 지난해 1분기 총 4조76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올해는 1조4500억원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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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2분기 실적 회복에 영향을 줄 만큼 완전한 정제마진 반등으로 보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 금리인상 마무리 시점이 확실하지 않고, 글로벌 실물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정제마진 하락세가 계속되다가 5월 둘째 주 들어 겨우 손익분기점선에 들어선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침체와 미국 금리인상 불확실성 등 여러 불안 요소가 있어 안정적인 반등으로 보긴 힘들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