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만에 0.81달러→5.32달러…정유사 정제마진 제자리 찾았다

머니투데이 이세연 기자 2023.05.1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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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만에 0.81달러→5.32달러…정유사 정제마진 제자리 찾았다


4월 한때 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정제마진이 반등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1분기 실적 부진으로 업황 악화 우려가 컸던 정유사들도 한숨 돌리는 모양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5.32달러를 기록했다. 통상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는데 이를 넘어섰다. 지난달 말 0.81달러로 곤두박질친 후 다소 반등했지만 2달러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던 게 최근 일주일째 4~5달러로 올라 유지 중이다.



정제마진은 휘발유나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각종 비용을 뺀 금액으로 정유사의 수익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다.

최근 드라이빙 시즌(여름 휴가철 휘발유 성수기)을 앞두고 휘발유 수요가 늘어나며 정제마진을 끌어올렸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5월 첫째 주 미국 휘발유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다. 휘발유 재고 부족도 영향을 미쳤다. 5월 첫째 주의 미국 휘발유 재고는 전주 대비 1.42%(317만 배럴) 줄어든 2억1970만 배럴로 집계됐다. 최근 5년 평균치보다 7% 낮은 수준이다.



항공 여객 수요가 회복되며 항공유 수요가 견조한 것도 정제마진을 끌어올린 요인이다. 아시아태평양항공사협회(AAPA)에 따르면 지난 3월 아시아태평양 지역 항공 수요는 2월 대비 17.3% 늘며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이전의 61%까지 회복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한동안 항공유 수요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전략비축유(SPR)를 비축하기 시작한 점도 영향을 줬다.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가를 내리기 위해 SPR를 대량으로 시장에 풀었지만 최근 재비축을 시작했다. 첫 매입 분량이 약 300만 배럴 분량으로, 오는 8월 인도분 석유를 사들인다. 중국의 석유제품 수출 쿼터 축소와 정유사들의 정기보수로 5월 이후 가동과 생산이 축소할 가능성도 반영됐다.

정유업계는 정제마진 회복세에 한시름 놓는 분위기다. S-OIL(에쓰오일), GS칼텍스, SK이노베이션,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4사는 정제마진 하락에 국제유가까지 떨어지며 전년 동기 대비 1분기 영업이익이 대폭 줄었다. 정유4사는 지난해 1분기 총 4조76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올해는 1조4500억원대에 그쳤다.


다만 2분기 실적 회복에 영향을 줄 만큼 완전한 정제마진 반등으로 보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 금리인상 마무리 시점이 확실하지 않고, 글로벌 실물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정제마진 하락세가 계속되다가 5월 둘째 주 들어 겨우 손익분기점선에 들어선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침체와 미국 금리인상 불확실성 등 여러 불안 요소가 있어 안정적인 반등으로 보긴 힘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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