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제당3사는 일부 식품기업에 설탕공급가격 인상 협조공문을 보냈다. 계약 시점이 도래한 기업에 차후 계약에선 인상 가격을 반영하겠다는 내용이다. 인상액은 계약규모와 거래기간 등에 따라 차등을 두는데 10% 인상을 기준점으로 잡고 조율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설탕시장은 90% 이상이 B2B(기업간 거래)로 대부분 제당3사가 공급한다. 통상 대형 식품사와 계약은 1년 단위로 이뤄지지만 거래규모나 계약기간에 따라 반기, 혹은 분기 단위의 계약도 있다. 특히 가격변동이 심해지면 계약기간이 단축된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최근 국제설탕가격은 11년 6개월만에 최고치까지 급등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 설탕 가격지수는 149.4포인트로 1월 116.8포인트 대비 27.9% 상승했다. 세계 사탕수수 생산 2위국인 인도가 지난해부터 수출을 제한하고 있는데다 1위국인 브라질은 폭염과 가뭄으로 원당 생산량이 급감한 것이 가격을 끌어올렸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가격이 오르자 사탕수수를 설탕이 아닌 에탄올로 만든 것도 가격 급등에 영향을 미쳤다.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세계 설탕 가격 상승률이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4월 세계 설탕 가격 지수는 149.9로, 지난 1월에 비해 27.9% 올랐다. 이는 2011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진열된 설탕. 2023.5.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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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식품기업 관계자는 "원재료를 대부분 선구매하기 때문에 당장 가격인상 영향은 없다"며 "대부분 국내 제조사의 설탕을 쓰기 때문에 제당3사의 가격정책에 따라 감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설탕가격이 유지될 때 소비자 가격 유지 임계점을 3개월로 보는 시각도 있다. 기업마다 형편은 다르지만 설탕을 쓰는 중소형 기업들의 원재료 선구매 물량이 바닥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D식품 관계자는 "원가인상 요인이 넘친 상황에서 설탕가격 고공행진까지 이어진다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며 "설탕 공급 재계약 시점이 돌아오는 기업부터 소비자가격 인상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제당기업들은 설탕가격 인상이 제품가격을 올릴 정도로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제당기업 E사 관계자는 "원가에서 설탕이 10%를 차지한다고 해도 설탕 가격 10% 인상은 제품가격의 1%에 불과하다"며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연말까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