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 키운 연금 개혁…피치, 佛 국가신용등급 'AA-'로 강등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2023.04.29 11:04
글자크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AFPBBNews=뉴스1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AFPBBNews=뉴스1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기존보다 한 단계 강등했다. 연금 개혁 정국에서 펼쳐진 사회·정치적 혼란이 재정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28일(현지시간) AFP·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피치는 이날 재정지표가 다른 국가보다 약하다는 이유로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계단 낮췄다. AA-는 피치 등급 가운데 네 번째로 높다. 한국도 이 등급에 속해 있다.



피치는 프랑스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5.0%로 예상했다. 피치는 "올해와 내년 프랑스의 재정적자는 AA 등급의 중앙값을 훨씬 웃돈다"며 "2023년은 경제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작년 수준(4.7%)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이 비율이 4.7%로 축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공재정, 특히 높은 수준의 정부부채가 등급 설정에 있어서 약점"이라며 "(연금 개혁으로 인한) 정치적 교착 상태와 때로는 폭력적인 사회 운동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개혁 의제에 리스크를 초래하고 더 확장적인 재정정책 및 기존의 개혁을 뒤집도록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낮은 경제성장 전망과 경쟁력 약화가 정부 부채의 지속적인 증가와 마찬가지로 신용등급 추가 하락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은 기존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올렸다.

마크롱 대통령이 자신의 숙원 과제인 연금 개혁을 추진하면서 프랑스 전역에서는 시위와 파업이 잇따랐다. 마크롱표 연금 개혁안의 핵심은 정년 연장인데, '더 오래 일하고 더 늦게 받으라'는 정부의 요구가 프랑스의 '국민성'을 건드린 것이다. 개혁안에 따르면 프랑스인의 정년은 현행 62세에서 2030년까지 64세로 연장되고, 연금 기여 기간도 기존 42년에서 43년으로 1년 더 는다.


마크롱 대통령은 연금 개혁안을 발표한 뒤 3개월 만에 입법을 완료했지만,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내상을 감내해야 했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최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4월 지지율은 25%로 집계됐다. 올해 초보다 10%포인트 대폭 하락한 것으로, 2019년 5월(27%) 이후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