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두 달 만에 대규모 공습…우크라 "대반격, 결정 내려지면 개시"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2023.04.2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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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역에 미사일 20여발 공격…민간인 최소 25명 사망

28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우만의 아파트/로이터=뉴스128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우만의 아파트/로이터=뉴스1


러시아가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중·남부 도시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다. 러시아군의 공습로 어린이 5명을 포함해 20명 넘는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키이우와 드니프로, 크레멘추, 미콜라이우 등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20발 이상의 미사일이 날아들었다. 이에 우크라이나 전역엔 공습경보가 발령됐다.



러시아가 키이우를 공습한 것은 지난달 9일 이후 50일 만이다. 키이우 당국은 이날 우크라이나 공군이 대공 시스템을 작동해 시 상공에서 순항 미사일 11발과 무인 항공기(드론) 2개를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요격된 미사일과 드론 파편이 인근 지역에 떨어지면서 송전선과 도로 등이 파괴됐다.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지역은 키이우에서 200㎞가량 떨어진 중부 우만이다. 우만의 9층 아파트가 미사일 공격을 받으면서 어린이 4명 등 최소 23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현지 관리들은 피해 지역에는 109명이 거주 중이었으며, 러시아의 공격으로 아파트 27채가 완전히 파과됐다고 밝혔다.



남동부 도시 드니프로에서도 미사일이 아파트를 강타하면서 2세 어린이와 31세 여성이 숨졌다.

무고한 민간인들이 목숨을 잃었지만, 러시아는 군사 목표물을 겨냥한 공격이라는 주장을 반복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 예비군이 전선에 투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간밤에 러시아 공군이 우크라이나 육군 예비부대 임시 배치 장소를 겨냥해 장거리 고정밀 무기를 이용한 집단 미사일 포격을 감행했다"고 설명했다. 이고리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공격 목표가 달성됐다. 지정된 모든 시설에 타격을 가했다"며 "적(우크라이나) 예비군이 전투 지역으로 진격이 좌절됐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가 최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도시에 대한 공격을 감행한 것은 민간인을 위협하고 해하려는 의도라고 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의 테러 행위는 우크라이나와 세계의 공정한 대응에 직면해야 하며 곧 그렇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텔레그램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사진과 함께 "표적에 정확히 명중했다"는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이는 소셜미디어(SNS)에서 우크라이나 국민과 관리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안드레이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러시아는 미사일이 주거용 건물을 타격해 민간인이 사망한 일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비난했다.

러시아군의 이번 공격은 우크라이나가 조만간 봄철 대반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이날 "(봄철 대반격은) 이제 발레리 잘루즈니 장군(우크라이나 군 최고사령관)과 참모진에 달려 있다. 신의 뜻과 날씨, 지휘관의 결정이 내려지면 곧바로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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