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해외로 영토 확장...인도네시아·싱가포르에 잇따라 사무실

머니투데이 박다영 기자 2023.04.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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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 해외로 영토 확장...인도네시아·싱가포르에 잇따라 사무실


국내 대형 로펌들이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에 잇따라 현지 사무소를 개설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진출이 늘면서 법률 자문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광장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사무소 개설을 준비 중이다. 또 법무법인 바른은 지난 1월 인도네시아 현지 로펌 '엘에스더블유 어토니 앤 파트너스'와 합병에 준하는 업무제휴 협약을 맺었다. 인도네시아엔 2012년 지평을 시작으로 태평양·율촌·세종·화우 등이 진출했다.



국내 기업들이 인도네시아 투자를 늘리면서 법률 자문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는 게 로펌들이 인도네시아를 공략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인도네시아는 풍부한 노동 인구와 큰 소비시장을 갖춘 나라다. 인구는 2억7000만여명으로 세계 4위 규모이며, 평균 연령은 29세다. 중국이나 베트남에 비해 인건비는 낮고 정치적으로도 안정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롯데마트 등 한국 기업 1018개가 인도네시아에 진출해있다.



권용숙 법무법인 지평 인도네시아 사무소 소장(변호사·사법연수원 33기)은 "인도네시아에 추가로 진출하는 대기업들이 증가하고 있고 투자 규모도 증가 추세여서 그에 따른 법률 자문 수요도 늘어난다"며 "수임 경쟁도 과거에 비해 치열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차지훈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18기)는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에 대한 인도네시아법 관련 자문 외에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는 기업의 현지 기업 인수나 합작 등에 관한 자문 수요도 많다"며 "현지에서 발생하는 국내 기업들의 분쟁(소송이나 중재)에 대해서도 현지 로펌과 협력해 다룬다"라고 설명했다.

싱가포르에도 국내 로펌의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법무법인 세종은 이달 초 싱가포르에 사무소를 열었다. 싱가포르에는 김앤장과 법무법인 태평양, 바른이 이미 진출해 있다.


싱가포르는 국제금융과 물류의 중심지다. 신경한 법무법인 세종 외국변호사는 "싱가포르는 안정된 법치, 비지니스에 우호적인 정책, 베트남·인도네시아·중국·호주 등 주변국가로 진출이 쉬운 지리적 이점이 있다"며 "코로나19 이후에는 인적자원, 아이디어 교류가 더 활성화되면서 비지니스 허브로서 싱가포르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라고 했다.

양은용 법무법인 태평양 싱가포르 사무소 대표(변호사·26기)는 "홍콩의 지위가 예전 같지 않게 돼 금융기관을 포함한 많은 기업이 싱가포르로 이전하면서 싱가포르는 동남아를 넘어 아시아 경제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현지 진출한 한국 기업이 늘고 있고 동남아시아의 허브로 싱가포를 활용하는 기업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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