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에스알(SR)에 따르면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EMU-320 14편성(112량)과 차량 정비사업 재입찰 결과, 현대로템이 낙찰예정자로 선정됐다. 낙찰금액은 차량 구매가격과 정비 비용은 각각 5255억원과 4750억원으로 모두 1조원 규모다. 열차 도입 시기는 2027년으로 예정돼 있다. 지난 1차 입찰 때 현대로템의 단독 참여로 유찰, 재입찰이 진행됐다.
전동차 시장 1위인 우진산전은 스페인 탈고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 당초 탈고의 열차 제작기술을 감안하면 기준선은 무난히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1점 미만 차이로 기술평가의 벽을 통과하지 못했다.
현대로템 , 국내 고속철 시장 18년째 사실상 독점…KTX-1 교체까지 독식 가능성 높아현대로템은 이번 에스알 사업까지 따내면서 신규 고속철 시장을 독차지했다. 앞서 현대로템은 지난달에는 코레일이 발주한 7000억웜 규모의 KTX 평택~오송선 투입 신규 고속열차(EMU-320) 17편성(136량) 제작을 수주했다. 이번 에스알 사업까지 포함하면 수주액은 1조7000억원에 달한다.
국내 고속열차 시장에서 현대로템이 18년째 장악해온 구조는 더 장기화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코레일과 에스알의 고속철 발주를 초기 고속철인 'KTX-1' 전면 교체의 '전초전' 성격으로 주목했다. 두 사업 모두 현대로템이 독식하면서 이후 KTX-1 교체 물량도 수주할 가능성도 커졌다.프랑스 고속열차 떼제베(TGV)를 기반으로 제작된 KTX-1은 모두 46편성(920량)이다. 순수 교체비용만 5조~6조원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기존 열차 폐차와 환경 개·보수 등 추가 비용도 감안하면 전체 사업비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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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업계 관계자는 "코레일 KTX에 이어 에스알 SRT 발주까지 현대로템이 차지하면서 현재 우위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국내에서는 현대로템 말고는 차세대 열차를 제작해본 경험이 없어 사실상 경쟁 자체가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