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건웅 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원장
운동하기 좋은 계절이다. 실내외 마스크 착용이 전면 해제되면서 축구, 야구, 등산, 테니스 등 운동 동호회마다 사람으로 북적인다. 그런데, 봄철 운동을 할 때 지나치게 의욕만 앞세워서는 큰 화를 당할 수 있다. 바로 무릎 연골 파열이다.
주부 정모(57·여)씨는 최근 친구들과 꽃구경을 갔다 온 후 갑자기 무릎에 통증이 생겨 병원을 찾았다. 진단명은 다소 생소한 반월상 연골판 파열이었다. 주말에 조기 축구를 하다 다리를 삐끗해 병원을 찾은 회사원 이모(37)씨도 마찬가지로 반월상 연골판 파열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두 사람의 치료법은 갈렸다. 정씨는 약물과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이씨는 의사로부터 관절 내시경 수술을 권유받았다. 같은 질환인데도 왜 치료법이 다른 걸까?
40~60대 중장년층의 경우 작은 충격이 반복적으로 가해지면서 연골판이 조금씩 닳다가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주로 가사노동을 많이 하는 주부들에게 흔히 나타나는데 특별한 외상 없이 무릎이 자주 붓고, 계단을 오르내리기 힘들고, 쪼그려 앉기가 힘들 때는 반월상 연골판 파열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렇듯 퇴행성 변화가 파열의 원인이라면 수술적 치료보다는 보존적 치료를 우선으로 시행하게 된다. 연골판을 절제할 경우 오히려 관절염을 가속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중년 이후 나타난 반월상 연골판 파열은 이미 만성적으로 파열된 상태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심각한 경우가 아니라면 증상을 조절하며 현재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보존적 치료를 우선 시행하는 게 좋다.
연골판은 한 번 손상되면 스스로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조기 치료를 통해 상태가 악화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파열 초기에는 근육통과 혼동하기 쉽고, 통증 지속 기간이 짧아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만약 △무릎 관절 부위에서 소리가 나거나 △부종이 가시지 않고 △욱신거리는 통증이 지속된다면 반월상연골판 파열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