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시 거점소독시설 허가면적 초과해 6년간 운영...차량은 곡예운전

머니투데이 영주(경북)=심용훈 기자 2023.03.20 12:30
글자크기

영주시 도로점용 허가면적 무시,영주국토관리사무소는 허가사항 달라도 준공승인

고가도로 아래 교각사이에 설치된 영주시 거점소독시설./사진=심용훈 기자고가도로 아래 교각사이에 설치된 영주시 거점소독시설./사진=심용훈 기자


경북 영주시가 가축차량의 방역 시설인 '거점소독시설'을 허가 면적보다 초과 설치해 논란이다. 시설을 준공 승인한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영주국토관리사무소는 6년간 이 같은 사실을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영주시와 영주국토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시는 2017년 사업비 4억 7800만원(국·도·시비)을 들여 장수면 갈산리 소재 국도 28호선 교량(화기교) 밑 교각 기둥 사이에 '가축방역소독시설(차량) 신축공사'를 완료하고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축산차량은 하루 평균 50~60대, 특별방역 기간에는 160~180대가 이곳을 찾아 소독방역한다.

해당 거점소독시설은 영주시가 도로점용 허가를 받기 위해 영주국토관리사무소에 제출한 사업계획서 보다 초과설치(철골조/판넬L=15.0m→20.0m,B=4.2m→9m/콘크리트포장(T=20CM):A=1970.0㎡→2200.0㎡)한 것으로 밝혀졌다. 위법을 단속해야 할 기관들이 위법한 행위를 하고 이를 방치해 놓고 있는 셈이다.



소독시설의 위치 자체도 문제다. 4차선 고가도로 아래 교각사이에 방역시설이 있다보니 차량이 이곳을 통과하려면 곡예운전이 불가피하다. 진행방향에서 180도 회전한 다음 방역설비를 통과해야 하는 경우 교각을 피하느라 대형트럭이 전진과 후진을 거듭해야 한다. 이 때문에 교각 기둥엔 차량 충돌에 의한 긁힌 자국이 선명하게 표시되는 등 교량안전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

시는 문제가 지적되자 교각으로 접근하지 못하도록(불법도로점용부분) 울타리(휀스)를 쳤으나 이마저도 차량에 긁혀 오히려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영주시와 영주국토관리사무소는 6년이 지나서야 사태수습에 나서는 모양새지만 아직 뚜렷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허가받은 도로점용 계약 기간이 3년여 정도 남아있는 데다 축산방역 시설은 혐오시설로 여겨 마땅한 대체 장소를 물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축산차량 운전자들은 곡예운전 수준의 긴장감을 안고서도 정부 방역 규정상 어쩔 수 없이 영주거점소독 시설을 이용해야 하는 처지다.

운전자 A씨는 "대부분 대형차량인 점을 고려하지 않은 채 충돌 위험장소에 설치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허가면적을 무시하고 설치한 영주시와 이를 준공 승인해준 영주국토관리사무소가 모두 위법을 저질러 놓고도 아무런 대책이 없으니 우리(축산차량 운전자)만 피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영주시 관계자는 "(영주국토관리사무소가 허가해준 도로점용 사항보다 더 큰 면적으로 설치한 것은) 당시 긴급하게 일 처리를 하다 보니 생긴 일이다. 관계 기관과 협의를 거쳐 방법을 찾아 보겠다"고 말했다.

영주국토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영주시가 도로점용 허가를 받아 설치한 가축방역 소독시설이 사업계획서와 다르게 설치됐는데도 준공을 승인 해준 것에 대해 "6년전 일어난 일이라 확실하게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통상적으로 사업계획서와 다르게 공사를 완료했을 경우 준공을 승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거점소독시설로 진입하려는 차량이 급회전을 하고 있다. /사진=심용훈 기자거점소독시설로 진입하려는 차량이 급회전을 하고 있다. /사진=심용훈 기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