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SVB 파산 사태로 인한 금융 위기 우려가 커지자 트레이더들은 현금이 풍부한 대차대조표에 주목했고, 이는 미국 대형 기술 기업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4개 기술 및 인터넷 기업으로 꼽히는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구글 모기업), 아마존닷컴, 애플의 시가총액은 이번 주(13~17일)에만 무려 5600억 달러(약 733조3200억원)가 늘었다. 특히 MS는 주간 기준 2015년 4월 이후 최고 상승률인 12% 이상을 기록하며 시가총액 2조 달러를 다시 넘어섰다. 알파벳도 12% 급등하며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아마존닷컴과 애플의 주간 상승률은 각각 9.1%, 4.4%였다.

블룸버그는 "SVB와 시그니처은행 붕괴로 촉발된 금융 부문의 혼란이 경제의 다른 부문에 대한 위험 인식을 강조하면서 '빅테크가 더 안전하다'는 분위기가 시장에 퍼졌다"며 "이런 분위기가 투자자들의 기술주 매수를 촉진했다"고 전했다.
미 시장조사업체 CFRA 리서치의 샘 스토발 투자 전략가는 "기술주는 전통적인 경기 순환 종목보다 안전한 피난처에 가깝다. 또 (지난해 급락세로) 이미 가격 재조정을 거쳤기 때문에 다른 종목에 비해 매력적으로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 부문의 불확실성과 대조적으로 주요 기술주들은 견고한 수익원과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경기 침체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할 수 있고, 이런 점이 현재 시장에서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인 투자처를 제공하고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