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사태, 시스템리스크로 확산 될까…국내 채권 시장 영향은?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3.03.13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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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채 비중은 늘려도 단기 크레딧 투자는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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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은행(이하 SVB) 사태가 시스템 리스크로 번지는 등 국내 금융기관과 채권시장에까지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다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불안감이 남아있는 만큼 단기간 크레딧물 투자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541%로 전 거래일 대비 0.162%포인트 하락했다. 국고채권 10년물 금리는 3.507%, 회사채(무보증3년)AA-는 4.245%, CD(91일)는 3.61%로 모두 전 거래일 대비 떨어졌다.



SVB 사태에도 불구하고 채권 시장은 큰 동요를 보이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SVB 사태가 2008년 금융위기 떄와 같은 시스템적 위기를 불러오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서다.

권기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SVB 파산 사태는 미국 다른 주요 은행들에 대비해서 SVB의 주요 고객이 실리콘밸리 내 IT(정보기술) 기업들에 편중되어 있던 점, 자금 운용 내 미 국채 비중 확대에 따라 이자 비용이 과도하게 발생한 점 등 특수한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다"며 "국내 금융기관들이 이러한 사태와 같은 위기를 겪을 가능성은 작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금융 기관들의 자금 운용 내 국채 비중은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또 국내 기준금리의 경우 미국에 비해 인상 폭이 낮았다. 특히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하면서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졌고, 당국의 지원이 이뤄진 만큼 시스템 위기가 나타날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SVB 사태가 국내 채권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사태로 오히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50bp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은 낮아진 만큼 국고채 투자는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봤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 FOMC에서의 50bp 인상 가능성은 사실상 물거품이 됐고, 6%까지 반영하고 있던 미국의 최종 기준금리 전망도 낮아질 것"이라며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상 우려도 완화되는 만큼 금리의 변동성을 비중 확대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주요 채권금리가 연중 고점을 잡고 하향 안정세로 전환될 수 있다"며 "국고 10년 금리가 국고 3년에 근접할 시 분할매수 접근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크레딧물 투자의 경우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아직도 부동산 PF 등의 우려가 남아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우량등급은 일부 약세 분위기로 바뀌었고, 비우량등급의 강세도 둔화되고 있다.

권 연구원은 "현재 국면에서 여전히 불안감이 잔존해 있는 시장은 PF 시장으로, 미국 SVB 사태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크레딧 부문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부동산 시장 위축 전망과 그에 따른 미분양 물량 증가 추세를 고려하면 당분간 보수적인 스탠스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도 "대외적 불안 요인이 최악의 상황으로 전개되지 않은 한 국내 크레딧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판단되지만 우려가 조금이라도 있는 상황에서는 당분간 보수적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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