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위기설' 봄마다 나오지만 올해는 다르다, 왜?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23.02.2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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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위기설' 봄마다 나오지만 올해는 다르다, 왜?


시멘트 재고량이 적정량 대비 70%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과 함께 유연탄 가격이 급등한 영향으로 시멘트 재고 부족에 시달린 이후 2년 연속 봄 위기설이 커지는 모양새다.

28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이달 20일까지 일평균 시멘트 재고량은 85만톤으로 추정한다. 통상 재고량 120만톤의 70.8% 수준이다. 통상 재고량은 시장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적정 재고량으로, 이를 크게 밑돌 경우 공급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2월 평균 시멘트 재고량은 2018년 242만톤을 기록한 이후 143만톤, 137만톤, 114만톤으로 매년 줄어들다가 지난해 75만톤까지 떨어졌다. 특히 지난해에는 시멘트 출하기지인 오봉역 사고와 화물연대 파업까지 겹치면서 일부 건설현장이 중단되는 등 시멘트 공급대란 위기를 맞았다.

올해 재고량은 전년 대비 10만톤이 늘었지만 유연탄 가격 급등 영향을 받은 지난해와는 상황이 다르다. 시멘트사의 설비보수가 가장 큰 이유로 손꼽힌다. 한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 성신양회 등이 소성로(킬른) 개조 공사를 진행 중이다. 7개 대형사의 35개 소성로 중 10개가 공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킬른(소성로) 이미지 킬른(소성로) 이미지
35개 소성로 중 10개가 설비보수 중...주문물량도 늘어

시멘트사들은 내년부터 대기관리권역 오염물질 배출총량제를 적용받아 질소산화물(NOx) 배출량 기준농도를 135ppm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현재는 150~160ppm으로 과징금 대상이다. 기준농도를 맞추기 위해 주로 비수기인 겨울에 친환경 설비투자를 집중해왔다.

주문 물량이 예년보다 늘어난 것도 시멘트 재고 감소를 부채질하고 있다. 업계에선 2월 수요증가율을 약 5%로 보고있다. 수요가 늘어난 것은 지난해 화물연대 파업으로 시멘트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중단된 공사현장이 속도전에 돌입해서다. 공사기한이 늘어날수록 손실이 커지는 건설공사 특성상 지난해 파업으로 늦어진 공기를 단축시켜야 하는 형편이다. 게다가 올해 겨울이 예년보다 따뜻해 겨울 공사 일수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설비보수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1개월 걸리는 연간 정기보수와 달리 친환경 개조공사는 3개월에서 7개월까지 걸릴 수 있다. 시멘트업계는 아직 설비보수를 진행하지 않은 소성로의 개조공사를 분산한다는 계획이지만 가을 성수기를 앞두고 재고를 쌓을 여유가 없다는 한계가 있다. 통상 시멘트사는 겨울철 재고를 쌓아뒀다가 수요가 많은 3월부터 6월, 9월부터 11월 생산량에 재고량을 더해 공급을 조절해왔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성수기엔 출하량엔 재고량을 더해 시멘트를 공급해 왔는데 설비보수에 수요까지 늘면서 재고를 쌓을 여력이 없었다"며 "재고 부족으로 성수기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단양=뉴시스] 조성현 기자 =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가 출하를 위해 성신양회 단양공장 사일로(Silo·저장소)에서 시멘트를 옮겨 싣고 있다. 2022.12.07.[단양=뉴시스] 조성현 기자 =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가 출하를 위해 성신양회 단양공장 사일로(Silo·저장소)에서 시멘트를 옮겨 싣고 있다. 2022.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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