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인적분할 1.7%p 차로 부결..."재추진 안한다"(종합)

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2023.02.10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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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정책도 올스톱
"한무쇼핑을 지주회사 밑에 둔 것에 대해 반대"
김형종 사장 "주주가치 제고 힘쓸 것"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현대백화점의 인적 분할계획이 주주총회에서 부결됐다. 의결정족수에서 약 1.7%포인트가 모자랐다. 알짜회사인 한무쇼핑을 사업회사가 아닌 지주회사 밑에 둔 것이 주주들의 반발을 샀다. 현대백화점은 인적 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재추진하지 않을 계획이다.

10일 오전 서울 강동구 현대백화점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현대백화점 주주총회에서 '현대백화점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이 부결됐다. 국민연금 등이 반대의사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 1.7%포인트 차이로 의결정족수에 미치지 못했다. 임시주총에는 의결권 있는 전체주식수 중에서 1578만7252주가 참석했고, 이 중 찬성 주식수는 1024만2986주(64.9%), 반대주식수는 524만4266주(35.1%) 였다. 안건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과반 이상이 참석하고 참석주주 3분의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현대백화점은 현대백화점홀딩스(지주회사)를 신설법인으로, 현대백화점(사업회사)을 존속법인으로 나눌 예정이었다.



현대백화점홀딩스는 한무쇼핑과 현대백화점을, 현대백화점은 지누스와 면세점을 지배하는 구조다. 신촌점 부지 등 부동산 임대업을 하고 있는 현대쇼핑은 현대백화점홀딩스와 합병한다.

이 과정을 통해 정지선 회장의 그룹 내 지배력이 현재 보다 높아질 것으로 관측됐다. 분할 후 정 회장이 보유한 현대백화점 지분을 홀딩스에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홀딩스 지분을 유상증자 받는 것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상장사 지분을 30% 이상을 취득해야 해 많은 기업들이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이런 수순을 밟았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대부분의 주주들이 최근 현대백화점이 내놓은 자사주 소각과 배당금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선 공감했으나 한무쇼핑을 사업 회사가 아닌 지주사로 배치하는 것에 대해 우려했다"고 말했다.


한무쇼핑은 현대백화점과 무역협회의 합작법인으로 무역점, 킨텍스점, 충청점, 목동점, 남양주아울렛, 김포아울렛 등을 운영 중으로, 특히 지난해 영업현금흐름이 2100억 원에 달할 정도로 현금창출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인적분할 의안은 주총 특별결의 정족수에 미달해 통과되지 못했다"며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이 부결됨에 따라 향후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재추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분할안이 부결되면서 현대백화점 인적분할을 전제로 추진된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정책도 제동이 걸렸다.

김형종 현대백화점 사장은 주주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저희 나름대로 주주환원정책에 대해 고민하고 최선을 다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나온 것으로 볼 때 주주들에게 제대로 공감을 못받은 것 같다"며 "주주환원정책에 신경쓰고 주주가치제고를 위해 더 관심을 가질 생각이다. 많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추진계획이었던)주주환원정책은 전면 재검토 한다"며 "별도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그린푸드 인적분할안은 이날 주주총회를 통과했다. 현대그린푸드는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계속해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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