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설립된 엔닷라이트는 자체 개발한 3D 엔진을 기반으로 엔닷캐드를 개발·공급하고 있다. 애초 3D 프린팅 시장을 핵심타깃으로 삼았지만 좀처럼 시장이 열리지 않자 사업영역을 메타버스로 과감하게 전환했다.
엔닷라이트는 2021년 8월 KB인베스트먼트, 캡스톤파트너스로부터 7억원 규모의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고, 지난해 네이버의 기술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AC)인 '네이버 D2SF'와 카카오인베스트먼트로부터 10억원 규모의 브릿지 투자를 받았다. 포털계 오랜 경쟁자인 카카오와 네이버 진영의 첫 공동투자여서 세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업계는 두 업체 모두 이용자가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는 UGC(User Generated Contents·사용자 제작 콘텐츠) 환경 구축에 관심이 많았던 만큼 이 회사 지분을 더 확보하는데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후 지난 8일, 네이버 D2SF는 IMM인베스트먼트와 함께 후속투자를 단행, 엔닷라이트와의 협업체제를 더욱 단단히 다졌다.

로블록스, 제페토 등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 업체들은 이용자를 위한 제작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지만 사용자들은 한정된 기능으로 원하는 형태의 디자인을 구현하기 어렵다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이를테면 로블록스 스튜디오의 경우 정육면체와 원기둥을 단순히 더하고 빼는 형태로 모델링 한다.

기존 툴보다 정교하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투자 포인트다. 곡면이 많아 3D 모델러들 사이에서 '끝판왕'이라 불리는 자동차 모델링도 엔닷캐드를 통해 간단하게 모델링 할 수 있고 색상·재질감도 자연스럽게 살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엔닷캐드는 궁극적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가장 보편적인 드로잉(Drawing·도면 그림) 툴이 되는 것이 목표다. 곽규환 수석심사역은 "처음에 3D 프린팅 시장을 공략하며 사용성 테스트를 거쳤던 만큼 제품 개발·운영 노하우를 충분히 내재화한데다 메타버스가 주목받는 시점에 피보팅(pivoting·사업 방향 전환) 하면서 3D 콘텐츠를 생산하는 툴로 포지셔닝을 잘 이뤘다"고 평했다.
이어 "3D 모델링은 게임·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뿐 아니라 제조업 등으로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데다 일반 대중들도 3D 콘텐츠 환경에 적응하고 즐겨찾고 있다"며 "시장 관점에서 빠른 성장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엔닷라이트는 향후 클라우드 기반 3D 콘텐츠 마켓플레이스 등도 선보일 계획이다. 박 대표는 "영상·디자인 크리에이터들이 3D 디자인 리소스를 거래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와 나만의 메타버스 세상을 자랑하고 트렌드를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 서비스도 새롭게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네이버에서 블로그·카페 콘텐츠 제작 툴 개발을 맡은 스마트에디터팀과 공동개발한 웹 기반 '3D 디자인 스튜디오'를 상반기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네이버의 제페토, KT의 신시계 유니버스 등으로부터 유입된 가입자와 엔닷캐드 SW를 구매해 쓰는 이용자 등을 포함해 오는 2026년까지 글로벌 이용자 5000만명을 확보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