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이는 페이코인·다날... "시간 벌어놨지만, 불확실성 여전"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23.02.0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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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뉴스1) 박지혜 기자 = 28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달콤커피 분당서현점을 찾은 한 고객이 페이코인 앱을 이용해 주문하고 있다.   2021.6.28/뉴스1   (성남=뉴스1) 박지혜 기자 = 28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달콤커피 분당서현점을 찾은 한 고객이 페이코인 앱을 이용해 주문하고 있다. 2021.6.28/뉴스1


상장폐지 문턱에서 살아난 가상자산(암호화폐) 페이코인(PCI)의 시세가 급등락을 보일 수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페이코인을 운영하는 다날핀테크의 모회사 다날 (3,880원 ▼10 -0.26%) 주가도 함께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다. 페이코인은 은행 실명계좌 확보 등 아직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거래에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8일 오후 3시 2분 현재 빗썸 기준 페이코인은 전일대비 14.76% 하락한 31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6일 상폐를 면한 페이코인은 이전까지 150원 수준에서 거래되다 485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후 이틀 연속 하락세다. 페이코인의 시세 변동성이 커지자 빗썸은 "거래에 유의해달라"고 공지했다.



업비트(BTC마켓)에서도 페이코인은 지난 6일 전일대비 373.95% 상승한 이후 7일 28.40% 하락했다. 8일 같은 시각 전일대비 6.16% 오른 557원에 거래 중이다.

코스닥에 상장된 다날 주가도 함께 출렁였다. 6일 다날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6.13% 하락한 5510원에 장을 마쳤다. 페이코인이 상폐를 면하자 7일에는 7.44% 상승했고 이날은 전거래일 대비 1.69% 오른 6020원에 거래되고 있다.



결제 서비스 중단에도, 업비트·빗썸 등 1분기까지 기한 줘
앞서 닥사(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 DAXA)는 지난달 6일 페이코인을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닥사는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공동으로 투자 주의, 유의 종목 지정, 거래지원 종료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금융당국이 페이코인 발행사 페이프로토콜의 가상자산사업자 변경신고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다. 당국은 페이프로토콜에 지난해 말까지 은행 실명확인입출금계정(실명계좌)을 발급받을 것을 요구했지만 이를 충족하지 못했다.

이에 페이코인이 금융정보분석원장을 상대로 불수리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냈지만 최종 각하됐다. 이에 따라 페이코인의 국내 결제 서비스는 지난 5일 오후 6시부로 중단됐다.


이후 지난 6일 페이코인의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가 예상됐지만 닥사는 페이코인의 유의종목 지정 기간을 연장했다. 페이코인은 닥사 소속 거래소 중 업비트, 빗썸, 코인원에 상장돼 있다.

닥사는 "페이코인 측의 사업 대응계획 관련 자료를 확인했고, 이에 따른 소명 이행 여부 및 추가 검토를 위해 유의종목 지정 기간을 연장한다"고 설명했다.

업비트와 빗썸은 연장에 따른 유의종목 지정 기간은 3월 31일까지로 못박았다. 단 코인원은 기한을 따로 정하지 않았다. 닥사 차원에서 동일한 자료 검토를 통해 공통적으로 의논하는 부분도 있지만 각 회원사에 따라 기한 등 판단 기준이 다를 수 있다.

일단 업비트, 빗썸 등이 한달 시간을 더 준 이유는 페이코인이 1분기 내로 은행 실명계좌 발급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밝혀서다. 현재 페이코인은 전북은행과 실명계좌 확보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은행이 페이코인과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제휴 추진을 하고 있다는 공문을 닥사에 같이 제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내 결제 서비스 재개될까... "순탄치 않다"
만약 페이코인 목표대로 1분기 내 시중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확보하면 다시 금융당국에 가상자산사업자 변경신고를 하면 된다. 앞서 한차례 불수리 됐다고 해서 1년간 재신고할 수 없다는 규정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은행 실명계좌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실명계좌 받는 게 워낙 어려워서 희박하다고 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리서치 업계 쟁글에서도 "실명계좌 확보와 서비스 재개를 위한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아 보인다"는 내용의 리서치보고서를 내놨다.

황선욱 쟁글 애널리스트는 "전북은행이 가상자산 거래소인 고팍스에 이미 실명계좌를 제공하고 있다"며 "고팍스는 고파이(가상자산예치서비스) 예치금 약 300억 가량을 고객들에게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고팍스는 최근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로부터 산업회복기금(IRI) 투자를 받아 고파이 예치금 출금 절차를 진행 중이다.

그는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와 투자자 피해 예방을 위한 정부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전북은행 입장에서는 고팍스에 이어 추가로 페이코인에 실명계좌를 제공하는 것이 부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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