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일이야?"…영업익 22배, 사상최대 매출낸 삼화페인트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23.01.3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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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일이야?"…영업익 22배, 사상최대 매출낸 삼화페인트


창립 77주년을 맞은 삼화페인트 (7,700원 ▼20 -0.26%)가 지난해 사상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베트남과 인도 등 해외 주요법인 매출액이 늘고, 급등하던 원유 가격까지 안정화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2배 뛰었다. 삼화페인트는 건축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변동위험을 최소화 하기 위한 도료기술을 토대로 반도체 패키징용 소재 신사업을 추진 중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화페인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잠정 매출액이 6460억3900만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3% 증가했다. 삼화페인트는 2021년에 이어 연매출 6000억원을 넘어서며 창립 이래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원유가격 급등으로 지난해 주요 제품 공급가격을 평균 8.5% 인상했고, 해외 법인 실적이 개선되면서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영업이익은 기저효과가 겹치면서 큰 폭으로 뛰었다. 지난해 삼화페인트 잠정 영업이익은 198억5400만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310.5% 증가했다. 연간 영업이익이 200억원에 육박한 건 최근 5년 이래 최고 수준이다. 삼화페인트 관계자는 "원유 가격이 하락하면서 원가 부담이 완화됐고 경영효율화로 비용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역대 최고 영업이익을 기록한 건 모바일 도료시장 확대에 따른 2014년으로 400억원이었다.

단가를 인상한 가운데 주요 원자재인 원유 가격이 안정화 되면서 눈에 띄는 영업실적을 기록했다. 업계에 따르면 WTI(서부텍사스유)는 지난해 초 120달러를 넘어섰으나 하반기 100달러 아래로 안정화 됐다. 또 원·달러 환율도 하락세를 보이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줬다. 다만 원유 이외에 원·부자재 가격이 올라 원유 가격 안정화 효과가 소폭 반감됐다.



특히 광고비를 대폭 줄이고, 맞춤형 바이럴(입소문) 마케팅으로 전환하면서 비용을 줄였다.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1980~2000년생)를 노린 표적 광고도 진행했다. 인기 댄서 모니카 등과 협업한 광고 등으로 이른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끌어올렸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광고선전비는 2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3.5% 줄었다. 전체 판매비 및 관리비(판관비)는 247억9200만원으로 같은 기간 4.8% 줄었다.

삼화페인트 전체 매출의 20~30%가량을 차지하는 해외법인 매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베트남과 인도 등에서 주력 제품인 도료 수요가 늘어나면서 매출 상승에 기여했다. 지난해 3분기 베트남 총 매출액은 303억8400만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8%증가했다. 삼화페인트 관계자는 "현지에 맞는 제품군의 연구개발로 해외시장 점유율 확대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전망은 밝지 않다. 전방 시장인 국내 건축경기가 위축되고 있고, 원유 가격변동 등 추가 원자재 급등 우려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소매판매와 친환경 제품 등을 확대하고 있지만 경기침체로 도료 수요 자체가 줄어들 수도 있다. 삼화페인트 관계자는 "가파른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경기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화페인트는 도료기술을 활용한 반도체 소재 신사업을 추진하며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 패키징용 '에폭시 밀봉재(Epoxy Molding Compound, EMC)' 개발을 완료하고 현재 시험 양산을 준비 중이다. 반도체를 밀봉해 열과 습기, 충격으로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소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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