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00억 '황금알 거위' 골프장에 종탑·기도원…스카이72 분쟁 '점입가경'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2023.01.30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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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72 골프장에 보수단체 '대국본' 회원들 기도원 설치

스카이72 클럽하우스 옥상에는 종탑 구조물, 외벽에는 '정상영업 중'이라는 대형 현수막과 '본 건물은 임차인이 사용 중인 건물입니다. 강제집행 대상이 아님을 경고합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걸렸다. 스카이72 클럽하우스 옥상에는 종탑 구조물, 외벽에는 '정상영업 중'이라는 대형 현수막과 '본 건물은 임차인이 사용 중인 건물입니다. 강제집행 대상이 아님을 경고합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걸렸다.


국내 최대 퍼블리골프장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클럽' 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임차인들과 보수단체 회원들이 골프장 클럽하우스 옥상에 종교적인 '종탑(첨탑)'을 설치하는 등 점거 농성에 돌입하면서다.

30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스카이72 등에 따르면 이날 골프장 임차인들과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보수단체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는 골프장 클럽하우스 옥상에 종탑 설치를 위한 구조물을 제작했다. 이들은 클럽하우스 옥상 종탑에는 종과 십자가를 달고, 실내 일부 공간은 종교시설인 '기도원'으로 변경해 운영할 계획이다.



임차인 측 법률대리인인 이성희 법무법인 천고 변호사는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임차인들과 지역 신자들이 한데 모일 수 있는 기도원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국본은 정기적인 집회와 기도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대국본은 이번 공사와 스카이72의 분쟁에 지속적으로 개입, 실력행사를 해왔다. 이달 17일 법원의 토지 인도 강제집행에는 회원들 수백명이 나서서 법원 집행관을 막기도 하고, 지난달 26일에는 골프장 사업자 입찰비리가 있었다며 김경욱 공항공사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공사는 보수단체 회원들이 시설을 점유하는 것 자체가 비상식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관할구청인 인천 중구청에 불법건축물 설치를 신고, 제재를 요청했다. 공사 관계자는 "체육시설인 골프장을 기도원으로 운영한다거나 옥상에 종탑을 설치하는 게 모두 불법적으로 진행되는 것"이라며 "종교시설을 앞세워 법원의 강제집행을 막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개점휴업 했던 스카이72 영업재개 강행…법원 남은 부지도 추가 강제집행 계획
스카이72 클럽하우스 옥상에는 종탑 구조물, 외벽에는 '정상영업 중'이라는 대형 현수막과 '본 건물은 임차인이 사용 중인 건물입니다. 강제집행 대상이 아님을 경고합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걸렸다. 스카이72 클럽하우스 옥상에는 종탑 구조물, 외벽에는 '정상영업 중'이라는 대형 현수막과 '본 건물은 임차인이 사용 중인 건물입니다. 강제집행 대상이 아님을 경고합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걸렸다.
스카이72 골프장은 오는 2월7일까지 인천공항 제 1·2 활주로와 인접한 하늘코스(18홀)에 대해 온라인 예약을 재개했다. 설 연휴를 전후해 신규 예약을 중단하고, 기존 예약도 취소 안내를 했다가 다시 영업을 강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클럽하우스 건물에는 '정상영업 중'이라는 대형 현수막과 '본 건물은 임차인이 사용 중인 건물입니다. 강제집행 대상이 아님을 경고합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스카이72 관계자는 "강제집행이 진행된 바다코스(54홀)를 제외하고, 하늘코스는 앞으로도 정상 영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인천지법은 이달 17일 스카이72 골프클럽에 대한 토지 인도 강제집행을 진행했다. 클럽하우스, 하늘·바다코스, 드림듄스 연습장 등 전체 부동산 가운데 바다코스 54홀(오션·레이크·클래식) 부지는 공사에 인도됐다. 바다코스 부지에서 골프를 치지 않고 단순히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 처분을 받는다. 법원은 클럽하우스와 하늘코스 등 나머지 부동산에 대한 추가 강제집행을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공사 관계자는 "현재 법원에서 추가 집행 일정을 전달받은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공사는 2002년 7월 스카이72 사업자와 골프장 운영에 관한 실시협약을 맺었다. 스카이72는 2020년 12월까지 골프장을 운영하기로 했다. 인천공항은 2020년 12월 계약이 종료된 것으로 보고 공개 경쟁입찰을 거쳐 KX그룹을 스카이72 골프장의 후속 사업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스카이72측은 현재까지 운영권을 반납하지 않고 골프장을 계속 운영했다. 스카이72의 2021년 기준 매출액은 923억원, 영업이익은 212억원이다.
스카이72 골프장 바다코스에는 '부동산 침입 및 기타 방법으로 효용을 해한 자는 형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 처분' 등의 내용을 담은 현수막이 걸려있다.스카이72 골프장 바다코스에는 '부동산 침입 및 기타 방법으로 효용을 해한 자는 형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 처분' 등의 내용을 담은 현수막이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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