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원덕 우리은행장, 박화재 우리금융 사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임 전 위원장은 25일 머니투데이와 전화 인터뷰에서 "제가 금융위원장을 지내 '관치 프레임'이 있다는 걸 잘 안다"면서도 "우리금융을 잘 알고 있고,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고민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회장직 도전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1959년생으로 영동고, 연세대 경제학과를 나와 행정고시 24회에 합격한 임 전 위원장은 관료 시절 우리은행 산파 역할을 하고 민영화를 이끄는 등 우리금융과 유독 인연이 깊다. 1998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은행제도과장으로 일하면서 옛 한빚은행(우리은행의 전신)으로 합쳐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통합 작업을 실무 지휘했다. 2013~2015년 NH농협금융그룹 회장을 지낸 후 2015~2017년 금융위원장 때 정부 소유 우리금융 지분을 팔면서 과점주주 체제의 새 지배구조를 도입하는 등 완전 민영화의 초석을 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내부에서 (CEO를) 승계하면서 우리금융의 현재 문제를 치유할지, 아니면 과도기적이지만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외부 인사에 맡길 건지에 대한 (임추위의) 판단이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우리은행 노조는 이날 임 전 위원장의 우리금융 회장 도전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우리금융 한 고위 관계자는 반면 "매번 반복되는 출신은행간 내부 파벌 싸움을 끝내려면 중량감 있는 외부 인사가 갈등을 정리하고 방향을 잡아줘야 한다는 내부 목소리도 만만찮다"고 전했다.
우리금융 안팎에선 임 전 위원장과 함께 이원덕 우리은행장, 박화재 우리금융 사장의 숏리스트(압축 후보군) 포함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일단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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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행장은 1962년생으로 공주사대부고와 서울대 농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옛 한일은행에서 은행 생활을 시작했다. 최근 연임 의사를 접은 손태승 회장과 오랜 기간 발을 맞춰왔고 핵심 '전략통'이다. 2020년 3월부터 우리금융 사내이사를 맡았고 지난해 3월 우리은행장에 선임됐다. 우리은행 미래금융단 상무·경영기획그룹장, 지주사 수석부사장(사내이사), 우리은행장 등 그룹 내 주요 핵심업무(전략·재무·M&A·디지털·자금 등) 경력과 그룹 전반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강점이다. 차분하고 학구파적인 이미지와 꼼꼼한 업무 처리 능력으로 대내외 평판도 좋다.
1961년생으로 광주상고를 나와 옛 상업은행에 입행한 박화재 사장은 외부 인사 개입이 유독 많은 우리금융 내부에서도 온전히 업무 능력만으로 지주 사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힌다. 주택금융사업단장, 서초영업본부장, 여신그룹 담당 부행장 등을 거친 대표적인 그룹 내 영업통으로 엄격한 공사 구분과 겸손한 리더십으로 후배들의 신망이 두터워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돼 왔다. 박 사장은 지난해 그룹사 시너지와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진두지휘하는 지주 사업지원총괄 사장을 맡아 최근 우리금융의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우리금융 사정에 밝은 금융권 관계자는 "내부 파벌 다툼과 관치 논란 등으로 우리금융 회장 인선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며 "임추위가 내부 인사와 외부 후보, 출신은행별 안배 등을 감안해 유능한 후보들을 숏리스트를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임추위는 오는 27일 회의에서 압축 후보군 2~3명을 선정하고 다음달 초쯤 차기 회장 최종 후보를 확정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