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나간 투심, 설 지나면 돌아올까…증시 거래대금 '뚝'

머니투데이 홍재영 기자 2023.01.24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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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집을 나간 투자심리는 설을 쇠고 나서도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거래대금이 지난해 1월의 절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상처받은 국내 투자자들이 돌아올 만한 유인이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2일 증시 개장 이후 지난 18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을 합한 한국 증시의 거래대금은 일평균 11조4644억원 가량이었다. 지난해 1월의 일평균 거래대금 약 20조6542억원의 55.5% 가량으로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 전 해인 2021년 1월 일평균 거래대금인 약 42조1073억원에 비하면 27.2% 정도에 불과하다.



지난 2021년 전체 기준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27조2929억원이었고 2022년은 15조9113억원이었다. 지난해 인플레이션 안정을 위한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상과 그에 따른 증시 약세로 투자심리가 점점 악화됐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12월 일평균 약 11조7690억원 수준이었던 증시 거래대금이 아직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도 짚어볼 만하다. 연초 주식시장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가 종료될 것이라고 확신에 가까운 기대를 보이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는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개장 이후 18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3조4726억원 가량 순매수 했다. 그러나 달러의 약세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돼 증시가 상승하는 동안에도 국내 투자자들의 얼어붙은 마음은 돌아오지 않았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투자라는 것은 '내가 빌릴 때 드는 비용'인 조달 금리보다 높은 기대 수익률이 있어야 수익이 나는 것"이라며 "조달 금리는 올라갔는데, 이를 극복할 만한 정도의 기대 수익률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가 내려가거나, 아니면 이를 극복할 만큼 기대수익률이 높아져야 하는데 그 두 가지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며 "따라서 지금 주식을 살 수 있는 여력이 없는 것"이라고 악화한 투자 심리의 현상 유지 배경을 설명했다.


거래대금이 적어 증시의 수급이 얇은 경우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도 있다. 호가가 얇으면 적은 금액으로도 가격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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