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첨단과학기술 국제교류의 산실 '과학의 전당' 건립 서둘러야

머니투데이 박영우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명예교수(과학의 전당 국제협력위원장) 2023.01.19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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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우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명예교수박영우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명예교수


우리나라는 지난 반세기 동안 전세계에서 그 예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괄목할 발전을 이뤘다. 오늘날 세계 10위권 경제 선진국이 됐다. 이 과정에서 과학기술 발전이 그 바탕을 이루었음에는 누구나 공감한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우리나라의 산업과 과학발전이 추격형을 벗어나 선도형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선진국들에서 이뤄지고 있는 세계 최초의 과학적 발견과 발명들에 견줄 수 있는 업적들을 도출하고자 하는 열망이 고조되고 있고, 이는 매우 고무적인 상황이다.

그렇다면 선도형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서는 어떠한 접근이 필요할 것인가. 세계 최초의 과학기술은 과학적 발견과 발명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또 이들을 융합한 결과로 창출되는 것이다. 대표적 척도로는 노벨과학상 수상업적으로 볼 수 있다. 노벨과학상 중 물리, 화학상은 스웨덴왕립과학한림원, 생리의학상은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에서 선정한다. 나는 2000년 노벨화학상 수상 업적 논문의 공저자 중 한사람으로서 당시 시상식에 초청받은 바 있다.



노벨과학상 수상자 선정은 해마다 이 두 기관의 심사위원들이 해당 분야별로 전 세계 석학들 3000여명에게 수상 후보를 추천해 달라는 추천의뢰서를 발송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우리나라 과학자들이 노벨과학상을 수상하려면 우선 수상후보자로 추천을 받는 밑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우리나라도 지난 30여년의 급속한 발전으로 세계적인 연구 업적들이 쏟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수상 후보자들도 다수 있을 것이다. 한국인 노벨과학상 수상자 배출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한국인 과학자들이 세계 최초의 과학적 발견과 발명을 이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자들이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사회, 경제적 환경이 조성되어야 할 것이고 훌륭한 연구자들의 업적을 전 세계 해당 분야 전문가들에게 널리 홍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범국민 과학운동의 일환으로 '과학의 전당' 건립을 제안한다. 과학의 전당을 통해 국내외 한인 과학기술인들과 세계 유수의 과학기술인들 간의 교류와 협력의 장을 마련하면 그 효과가 무척 크다. 구체적으로 국제학술회의를 과학의 전당 컨벤션센터에서 수시로 개최해 노벨 과학상 심사위원들을 위시한 전 세계 해당분야 최고 석학들을 함께 초청하고, 이들 모두가 한인 과학자들의 업적을 인지하도록 하는 한편, 긴밀한 인적 네트웍을 형성하도록 지원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외 석학들을 개별적으로 해당분야 한인 과학자들과 매칭시켜 상호 방문 및 연구 교류 협력을 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해 주는 것이다.

이와 함께 과학기술외교센터를 과학의 전당 안에 설치해 국내외 유수 한국인 과학자들의 기초 및 응용 연구업적을 전 세계 해당분야 석학들에게 알리도록 하는 것도 고려할 일이다. 그 전 단계로 스웨덴 노벨 과학상 방식처럼 해당분야 세계 최고의 업적을 낸 국내외 학자들을 선정, 시상토록 하면 자연스럽게 노벨과학상 수상도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한편으로 미국 스미소니안박물관의 우주과학관과 같은 우주과학관을 설치해 이미 시작되고 있는 민간인 우주 시대를 한국인 청소년들이 실감하고 한국이 우주강국으로 도약하는 꿈을 키우도록 하는 것도 아이디어 중 하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라나는 차세대 청소년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과학기술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과학기술인들이 존경 받는 사회로 만들어 가는 국가적 범국민 과학운동이 전개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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