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던 中 "방역 풀고 6만명 사망" 발표…'입국 규제' 여파?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3.01.1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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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무원·방역기구 공동 기자회견서 발표,
방역 해제 후 포괄적 개념 사망 통계는 처음…
WHO "환영…유전자 분석 자료 등 더 줘야"

10일 (현지시간) 중국 윈난성 시솽반나다이족자치주에 있는 징흥의 장례식장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화장을 준비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10일 (현지시간) 중국 윈난성 시솽반나다이족자치주에 있는 징흥의 장례식장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화장을 준비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중국이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관련 정보 및 자료 공개 촉구에 '제로 코로나' 정책 해체 후 사망자 통계를 발표했다. WHO는 중국 측의 자료 공개를 환영하면서도 지금보다 더 구체적인 내용을 추가로 공개·공유할 것을 요구했다.

14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이날 국무원·방역기구 공동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12월 8일부터 이달 12일까지(5주일)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가 5만9938명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앞서 코로나19 방역 규제 완화 10개항 조치를 발표하며 지난해 12월 7일부터 '제로 코로나' 정책을 사실상 폐기했다.



다만 이번 사망자 수 통계는 병원 등 전국 의료기관에서 사망한 환자만 대상으로 집계한 것으로 자택 사망 등까지 포함하면 실제 사망자 수는 이보다 많을 것이라고 위건위는 설명했다.

사망자 중 5503명은 코로나19로 인한 호흡부전으로, 5만4435명은 코로나19 합병증으로 목숨을 잃었다. 사망자 평균 연령은 80.3세이고, 65세 이상 고령자가 90.1%를 차지했다. 자오야후이 위건위 의료국장은 기자회견에서 "겨울철 호흡기 질환 발병률이 증가하고, 심혈관 질환이 악화하기 때문에 노인 사망자 수가 상대적으로 많았다"며 "이것이 코로나19 감염과 함께 상황을 악화했다"고 말했다.



중국 보건당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 폐지 후 기저질환 보유자 등을 포함한 포괄적 개념의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은 그간 코로나19 감염 후 폐렴 또는 호흡부전으로 목숨을 잃은 환자만 사망자 통계에 포함해 현실과 동떨어진 결과를 보여왔다. 하지만 이번엔 코로나19 감염으로 영향을 받은 환자까지 사망자 수 집계에 포함했다.

이는 최근 WHO가 중국 측에 코로나19 관련 정확하고 투명한 정보 공개를 촉구한 것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국제사회는 중국이 '위드 코로나' 전환 후 감염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보건당국이 일일 확진자 발표를 중단하는 등 정확한 통계 수치를 공개하지 않는 것을 지적하며 중국발 여행객에 대한 입국 규제를 강화했다. WHO는 중국발 입국 규제는 부정확한 중국의 코로나19 통계에 따른 것이라며 중국 측에 더 투명한 자료를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이보다 하루 전인 13일 국무원·방역기구 공동 기자회견에선 우시 중국 외교부 영사국장이 "우리는 WHO와 60여 건의 기술교류를 진행했고, 지난 한 달여 동안에는 5차례 교류했다"며 "우리에 대한 특정 국가의 비난과 추측은 완전히 불합리하고 비과학적이며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8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PCR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스18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PCR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스1
"중국 정보 공개 환영하지만…"
WHO는 중국 측의 이번 사망자 통계 발표에 환영의 뜻을 전하면서도 지금보다 더 세부적인 정보 제공을 요구했다. WHO는 14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서를 통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마샤오웨이 위건위 주임과 전화 통화에서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논의하고 중국의 자료 제공을 환영했다고 밝혔다.

성명서는 "중국 관리들은 외래진료소, 입원, 응급치료 및 중환자 치료가 필요한 환자, 코로나19 감염 관련 병원 사망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며 "중환자 치료를 포함, 모든 수준에서 치료 규모를 확대하려는 중국 당국의 노력에 주목한다"고 전했다.

WHO는 중국 정부 측에 이번 정보와 관련 성(省)별로 시간에 따른 세부 내역을 구분한 자료를 추가로 공유하고, 이런 정보가 계속해서 WHO와 대중에게 공유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변이 바이러스 추적을 위한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자료도 제공할 것을 촉구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중국 국제협력부는 성명을 통해 "WHO 사무총장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중국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전하며 "중국은 전염병 초기부터 WHO 및 기타 국가와 정보를 공유했고, 최초로 병원체를 식별하고 유전자 서열을 공유했으며, WHO와 기술 교류 메커니즘을 구축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국은 한국, 일본 등에 적용한 중국행 비자발급 중단 조치를 당분간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우 영사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유감스럽게도 일부 국가에서 과학과 사실을 무시하고 중국에 대한 입국 제한 정책을 채택한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우리가 반대하는 것은 차별적 관행 또는 전염병을 정치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한국, 일본 등의 중국발 입국규제 조치에 "전염병을 정치화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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