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송파구 한 소규모 건설현장에서 콘크리트 펌프차가 콘크리트를 현장에 주입하고 있다.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습니다.)/사진=조성준 기자
#지난해 5월 24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 임동 한 아파트 신축 공사장에서 펌프카 작업대가 부러져 중국인 하청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펌프카는 수년 전 정기 안전 검사를 통과했지만 검사 주기가 길어 부실한 작업대 상태를 점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고 중 건설 기계·장비로 인해 벌어지는 일들은 운용 소홀이나 부주의도 있지만 장비 결함에 따른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현장에서는 외부에서 장비를 대여하는 현재의 시스템상 자체적인 관리 노력에도 사고를 막기는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장비 운용자의 안전 지킴 노력과 더불어 보다 엄격한 관리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을 통해 건설기계는 주기적으로 안전 여부를 검사받고 부적합 판정이 나오면 31일 내 부적합 항목을 보완해 재검사를 받게 돼 있다. 재검사에서 불합격한 경우 건설기계의 사용 운행이 중지되거나 등록이 말소될 수 있다.
국토위 소속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이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건설기계 정기검사 대수는 18만6888건이다. 이중 부적합률은 8.8%(1만447건)이며 그중 재검을 받지 않은 비율은 6.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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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 결함으로 인한 사고 발생이 잇따르면서 정기검사의 실효성 문제도 제기된다. 현장에서도 장비 검사를 일부 진행하지만 실효성이 떨어지고 전문성도 부족하다. 현장에선 비용은 비용대로, 책임은 책임대로 진다고 토로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우리 현장에서도 사고 발생 전 두 차례나 비파괴검사(자기탐상검사)를 마쳤고 거기서도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정기검사를 받아서 현장에 반입이 되는데도 장비 결함으로 인한 사고가 났다면 그 결과를 현장이 신뢰하지 못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박현철 울산대 산업대학원 교수는 "기계 검사나 관리 주체를 집중해 검사 기준과 수준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책임 대상을 세분화하고 늘리기보다는 주체나 기업의 책임을 단순화하고 특수화해 검사 책임을 집중시켜야 확실하게 관리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