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열풍'도 잠재운 '고금리'…스팩 상장철회 속출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22.12.15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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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고금리 기조와 IPO(기업공개) 시장 한파가 이어지면서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 상장을 철회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스팩은 몇달전만 해도 '안정적 투자처'로 각광받았지만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스팩예치 이자율을 넘어서면서 투자 매력을 잃게 됐다.

15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상장을 추진하던 미래에셋비전스팩2호, 유안타12호스팩은 각각 상장철회를 결정했다. 두 스팩은 오는 12~13일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이를 취소했다.



두 회사는 상장철회 신고서에 "최근 공모 시장의 제반 여건을 포함, 투자자 보호사항 등을 고려해 이번 공모를 나중으로 연기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상장을 추진하다 철회한 스팩은 총 4곳이 됐다. 미래에셋드림스팩1호, 유안타11호스팩도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최근 스팩 예치 이자율은 연 4% 수준이다. 스팩이 상장 후 합병에 성공하면 대박을 기대할 수 있고, 합병하지 못하더라도 '은행이자' 수준은 챙겨갈 수 있는 게 스팩 투자의 매력이었다. 하지만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은행 예금 금리가 연 5% 수준으로 뛰어오르면서 스팩의 매력이 줄어들었다.

최근 스팩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도 신규상장 스팩에 대한 기대감을 낮췄다. 상상인3호스팩, 신한7호스팩, 신한8호스팩, KB20호스팩, KB21호스팩, NH스팩19호, NH스팩20호, NH스팩26호 등 스팩의 현재가는 공모가보다 낮은 수준이다.

스팩이 다른 기업에 합병된 후 '대박'을 기다리던 분위기도 바뀌고 있다. KB20호스팩은 최근 옵티코어와의 합병을 결정했는데, 고평가 지적이 나오면서 오히려 주가가 떨어졌다. 15일 종가 기준 1665원으로 공모가 2000원보다 16.75%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불어닥친 증시 한파가 공모시장까지 이어지면서 스팩투자가 한때 대안으로 주목받기도 했지만, 고금리 여파가 결국에는 스팩까지 이어졌다"며 "안정적 투자처로 여기던 인식이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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