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토젠이 클리아랩을 인수하는 것은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에 효과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다. 클리아는 미국 FDA(식품의약국)이 질병 진단, 예방, 치료를 목적으로 임상 검사를 실시하는 실험실에 대해 정확도, 신뢰도 등을 검증하는 표준 인증제도다. 인증받은 실험실을 이용할 경우 FDA 승인을 받지 않은 진단 서비스, 제품도 제공 가능하다. 단순한 서비스, 제품 수출이 아닌 자체적인 실험실을 바탕으로 진단사업을 확장한단 장점이 있다.
이에 국내 다른 기업들도 클리아랩 인수를 위한 절차를 밟는 중이다. 분자진단 전문기업 랩지노믹스 (2,715원 ▼25 -0.91%)는 2곳 이상의 클리아랩을 인수하겠단 계획을 세웠다. 보험사와 관계가 좋고, 실적이 나오지만 코로나19 의존도가 낮으며, 오래 전부터 유전체 검사를 해온 연구실이 대상이다. 현재 1곳에 대한 실사를 진행 중이고, 동일한 기준에 충족하는 다른 연구실도 인수를 위해 검토 중이다. 일단 내년 상반기 중 클리아랩 1곳에 대한 인수를 마치는 게 목표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랩지노믹스는 클리아랩 인수가 연결기준 매출 증대, 새 캐시카우 마련, R&D(연구개발) 발전 차원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 랩지노믹스 관계자는 "미국의 고부가가치 테스트 시장 여건이 좋다보니 수가가 낮은 한국 기업으로선 미국시장 진출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며 "한국 업체들의 바이오 기술력이 나쁘지 않은 편이고 가격 경쟁력도 좋은 편이라 승산이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라고 했다. 일단은 국내 업체들과 판권 계약을 맺은 암진단 서비스 등을 현지에 선보이겠단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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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인수 시점이 그 동안 예고보다 늦춰졌다. 앞선 관계자는 "현지 클리아랩이 33만개에 달해 당장 인수할 수도 있지만, 제대로 된 매물을 인수하기 위해 해당 기준을 세워놓고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며 "자사는 1500억원 이상을 클리아랩에 쓸 계획이고, 인수 후 현금흐름이 생기면 더 투자할 계획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밀진단 플랫폼 기업 엔젠바이오 (4,275원 ▲75 +1.79%)는 지난 8월 말 미국지사 설립 및 클리아랩 투자 등을 위한 자금확보 목적으로 200억원 규모의 CB(전환사채) 발행에 나섰다. 엔젠바이오는 작년부터 미국의 한 클리아랩과 CDA(비밀유지협약)를 체결하고 협상해왔다. 내년 상반기 인수가 목표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