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리아바이오 "7전8기 오레고보맙, 내년 임상 발표로 진가 입증"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2022.12.0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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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리아바이오 "7전8기 오레고보맙, 내년 임상 발표로 진가 입증"


카나리아바이오 (994원 ▲78 +8.52%)의 난소암 치료제 오레고보맙이 글로벌 임상 3상 환자 모집의 75%를 달성했다. 현재 모집 환자만으로도 최종 분석에 필요한 환자수를 확보한 만큼 내년 2분기 중간 결과 발표에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9일 카나리아바이오에 따르면 오레고보맙의 글로벌 임상 3상의 목표 환자 수인 602명 가운데 453명이 모집됐다. 모집 환자는 선행항암요법 코호트 200명, 보조항앙요법 코호트 372명이다. 각각 188명, 265명의 환자가 모집됐다.



선행항암요법 코호트는 83명의 무진행생존기간(PFS)이 끝났을 때 중간결과를 보고 165명의 PFS가 마쳤을 때 최종결과를 보게 된다. 보조항암요법 코호트는 117명의 PFS가 끝났을 때 중간결과를, 232명의 PFS가 끝났을 때 최종결과를 확인한다. 두 코호트 모두 현재 모집된 환자수만으로도 최종 분석이 가능할 전망이다.

나한익 카나리아바이오 대표는 "이번 임상3상 환자 모집 순항은 오레고보맙이 7전8기 정신으로 뛰어온 결과"라며 "내년 2분기 임상3상 중간결과가 발표되면 오레고보맙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세대 CAR-T 설계자의 조언으로 부활한 오레고보맙
오레고보맙은 캐나다 바이오텍 온코퀘스트가 1992년부터 연구해온 물질이다. 신약 개발 과정이 후보물질부터 미국 FDA(식품의약국) 승인까지 평균 10~15년이 소요되지만, 오레고보맙은 약 30년 동안 '죽음의 계곡'을 넘으면서 연구를 진행했다.

온코퀘스트는 오레고보맙을 미국 중견 제약사 유니더파마에 기술을 이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니더파마는 오레고보맙을 치료가 아닌 관리목적으로 단독 투여를 진행했고, 임상 실패 후 온코퀘스트에 기술을 반환했다.

온코퀘스트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면역학 교수 칼 에이치 준 교수의 조언을 받아 임상 구조를 변경했다. 칼 에이치 준 교수는 2세대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 설계자로 유명하다. 온코퀘스트는 오레고보맙의 임상2상을 화학항암제와 병용투여 요법으로 다시 진행했고 , PFS가 30개월 늘어난 42개월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하지만 뛰어난 임상2상 결과에도 다시 시련이 찾아온다. 당시 온코퀘스트의 최대주주였던 중국계 기업이 중국 정부의 정책 때문에 추가 투자를 집행하지 못했고, 이런 상황에서도 오레고보맙을 놓치지 않기 위해 외부 투자 유치를 막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약 개발코퀘스트는 한국의 코스닥 상장사인 두올산업에 바이오자산을 양도하고, 임상3상 자금을 지원받기로 했다. 두올산업은 온코퀘스트파마슈티컬(OQP)로 사명을 변경하고 신약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감사인의 감사보고서 의견 거절로 다시 난관에 부딪히게 됐다.

K-OTC 거쳐 다시 코스닥 상장사로, 글로벌 조사기관 연 매출 12조원 기대

OQP는 감사의견 거절 이후 회사 분할 및 합병을 통해 바이오 사업을 분리했다. 이후 코스닥 상장사 현대사료가 바이오 사업을 인수한 뒤 카나리아바이오로 사명을 변경하고 글로벌 임상3상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파마는 오레고보맙의 상업성에 대해 임상2상 결과가 임상3상에서도 나온다면 난소암 치료제 글로벌 점유율 66%, 연 매출 93억2000만 달러(약12조1200억원)가 가능한 치료제라고 분석했다. 또 임상3상 결과가 2상보다 월등하지 않더라도 점유율 46%에 연 매출 63억7000만 달러(8조3000억원)가 가능하다고 봤다.

나한익 대표는 오레고보맙의 임상3상을 순조롭게 진행하는 한편 기업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할 계획이다. 카나리아바이오는 바이오 사업 진출 이후 주가가 급등했고,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 검찰 조사설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나 대표는 "금융감독원 조사를 통해 오레고보맙의 임상 진행 사항, 뛰어난 임상2상 결과 및 성공 가능성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며 "루머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확신햇다.

이어 "그 동안 바이오 업계를 뒤흔들었던 사례들 때문에 해외에서 신약을 가져와 임상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며 "수도 없는 죽을 고비를 넘겼던 오레고보맙이 한국의 블록버스터급 신약이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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