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권경쟁 '신경전' 재개… '경선룰·일정' 논쟁 불붙는다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2022.12.0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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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공부모임 '국민공감' 첫 모임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두 번째 줄 왼쪽부터 박대출, 안철수, 이종배, 권성동, 김기현, 정우택, 이철규, 장제원, 강기윤, 김석기 의원.  국민공감은 지난 지방선거 승리 이후 친윤계 의원들이 주축이 된 민들레가 이름을 바꾼 모임이다. /사진=뉴스1.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공부모임 '국민공감' 첫 모임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두 번째 줄 왼쪽부터 박대출, 안철수, 이종배, 권성동, 김기현, 정우택, 이철규, 장제원, 강기윤, 김석기 의원. 국민공감은 지난 지방선거 승리 이후 친윤계 의원들이 주축이 된 민들레가 이름을 바꾼 모임이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선출을 둘러싼 신경전이 재개됐다. 당원 비중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경선 룰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놓고 찬반 논쟁이 벌어지면서다. 전당대회 개최 시점을 두고서도 당내 이견이 불거지고 있다. 친윤(친윤석열)계가 공개 모임을 꾸리면서 당대표 경쟁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9대 1' 룰 변경 주장하는 친윤계… 유승민 견제 의도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상임위원장 후보자 선출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상임위원장 후보자 선출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친윤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전당대회 경선 룰을 '9(당원)대 1(여론조사)'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흘러나오고 있다.

현재 70%인 당원 투표 비중을 90%로 높여 당심이 강하게 반영된 당대표를 뽑아야 한다는 논리다. 일각에서는 100% 당원 투표로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된다. 9대 1 룰 변경은 전날 출범한 친윤계 모임 '국민공감'을 통해 공개적인 제안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친윤계의 룰 변경 요구는 당심 반영이라는 명분을 앞세웠으나 비윤계 인사인 유승민 전 의원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깔렸다. 유 전 의원은 대중적 인지도를 앞세워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다만 국민의힘 지지층의 선호도는 전체보다 낮다. 당원 투표 비중을 높일 경우 유 전 의원이 가장 큰 타격을 받는다.

지난달 23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연평도 포격전 제12주년 전투영웅 추모 및 전승기념식에서 유승민 전 의원(오른쪽)이 고(故) 서정우 하사 유족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뉴스1.지난달 23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연평도 포격전 제12주년 전투영웅 추모 및 전승기념식에서 유승민 전 의원(오른쪽)이 고(故) 서정우 하사 유족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뉴스1.
뉴시스가 여론조사기관 국민리서치그룹·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4~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당대표 적합도에서 유 전 의원이 33.6%로 1위에 올랐다. 이어 나경원 전 의원 12.5%, 안철수 의원 10.3%, 김기현 의원 4.9%, 주호영 원내대표 4.8% 등 순이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나 전 의원 22.9%, 안 의원 15%, 유 전 의원 13.9%, 주 원내대표 10.1%, 김 의원 9.8% 등으로 나타났다.


유 전 의원은 친윤계의 룰 변경 추진에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전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유승민 한 명 이겨보겠다고 전당대회 룰을 바꾸고 별 얘기 다 나오는데 삼류 코미디 같은 얘기"라며 "축구 하다가 갑자기 골대 옮기는 법이 어디 있냐"고 비판했다.

뉴시스 조사는 무선(89.9%)·유선(10.1%) 자동응답 방식,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0.9%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전당대회 개최 시점 논란… 2말3초 vs 4말5초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상임위원장 후보자 선출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상임위원장 후보자 선출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전당대회 개최 시점도 논란이다. 친윤계 의원들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임기가 끝나는 내년 3월 13일 전인 2월 말 또는 3월 초(2말3초)에는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 위원장 임기 만료 직후 새 대표가 취임하는 일정으로 추진하려면 2월 초에는 전당대회를 시작해야 한다.

정 위원장은 전당대회 일정 논의를 정부 내년 예산안 처리 이후로 미룬 상태다. 정 위원장이 꺼낸 조직강화특위(조강특위)와 당무감사 일정을 마치려면 2말3초 전당대회 개최가 불가능하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4월 말 또는 5월 초(4말5초) 전당대회를 추진하려면 비대위 임기 연장이 불가피하다. 조속한 새 지도부 출범을 주장하는 친윤계와 정 위원장이 갈등을 벌일 수 있는 지점이다. 정 위원장의 조강특위·당무감사 행보에 대한 당내 불만이 공개적으로 표출될 수 있는 요인이기도 하다.

친윤계 중진 의원은 "전당대회를 정 위원장 임기 이후로 미룰 이유가 없다. 임기 연장을 위한 절차를 밟아야 하는 문제도 있다"며 "서둘러 경선 룰 변경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을 논의한 뒤 전당대회 일정을 확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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