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애플페이 홈페이지 캡쳐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애플페이 약관 심사를 마무리했다. 다만 금감원은 서비스 개시까지 추가로 살펴볼 내용이 있어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내년초 서비스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페이는 현대카드가 단독 서비스 지원사로 나선다.
다만 카드업계는 서비스 출시 초기 애플페이를 이용하려는 고객들의 이탈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한다. 특히 미래 고객인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들은 아이폰 선호도가 높다. 애플이라는 브랜드 가치 외에도 미래 고객을 선점하는 차원에서 애플페이를 외면할 수 없는 이유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 점유율이 약 34%에 달하는 만큼 애플페이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 수수료 문제가 가장 크다. 애플페이는 전세계에서 카드사들에 매출액의 0.1~0.15% 수준의 수수료를 요구한다. 업계에선 현대카드에도 같은 수준의 수수료율을 요구했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가뜩이나 가맹점 수수료율 규제로 수익성이 나빠진 상황에서 카드사들에겐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애플페이는 EMV 컨택리스(비접촉) 기술 기반의 단말기를 적용한다. EMV는 비자, 마스터카드, 유로페이 등이 모여 만든 NFC 결제 표준이다. 즉 카드사들은 비자 등에 EMV 이용료까지 추가로 내야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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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애플페이 출시가 궁극적으로 소비자 혜택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단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애플페이에 내야 하는 수수료 부담을 카드사들이 고객 혜택 축소나 높은 연회비 등의 방식으로 고객에 전가할 수 있어서다.
특히 카드업계는 애플페이 참여로 인한 타 간편결제 서비스와의 형평성 문제도 우려한다. 현재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국내 간편결제 사업자는 카드사에 별도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삼성페이가 소액의 라이선스비만 받고 있을 뿐이다. 애플페이에 수수료를 내면 다른 페이사들도 수수료를 요구할 수 있다.
아울러 카드사들이 자체 플랫폼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던 전략과도 상충된다. KB국민카드는 국내 금융지주 최초의 통합 간편결제 시스템인 'KB페이'를 출시했고, 신한카드는 아이폰 이용자도 자사의 '신한pLay(플레이)' 앱을 통해 간편결제 할 수 있도록 '터치결제M' 시범서비스를 내놓기도 했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현재 시점에선 현대카드와 애플페이의 배타적 사용권 계약 종료 이후 카드사들이 곧바로 애플페이와 계약을 체결할지는 미지수"라며 "실제 서비스 이후 고객 반응과 서비스 추이를 보면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