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년 이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캐피탈채(할부금융채)는 39조8450억원에 이른다. 이 중 45%인 약 18조원이 6개월 내에 만기가 찾아온다.
만기가 6개월 남은 캐피탈채의 평균 금리는 2.27%이지만 지난 18일 발행된 1년 만기 AA-급 채권 금리는 6.728%에 이른다. 3년 만기와 5년 만기 캐피탈채의 금리는 7%를 넘어섰다. 차환하면 5%포인트 이상의 금리 부담이 늘어나는 구조다. 오는 24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도 예상돼 이자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이같은 금리 급등과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은 단기물의 수요가 맞물린 상황에서 자금 조달이 급한 캐피탈사가 만기 1년인 채권을 찍어내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 신용등급 AA-의 캐피탈채 평균 만기는 1.59년에서 1.25년으로, A0급은 1.62년에서 1.18년으로 짧아졌다. 지난 10월초부터 발행된 캐피탈채 중 1년 만기 채권의 비중은 6.5%로 지난해보다 4.2%포인트 상승했다. 차환 부담의 주기가 더 잦아진다는 의미다.
특히 신용등급이 낮은 캐피탈사일수록 만기가 짧은 부채에 의존도가 높은 경향이 있어 어려움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신용등급이 AA-미만인 캐피탈사는 사실상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 단기 CP(기업어음) 시장의 의존도가 더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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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 단기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정책금융의 투입 속도를 높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한 은행업권에도 적극적인 CP 와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매입을 요청한 상태다. 다만 금리상승 기조에서 자금경색이 풀리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오태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캐피탈사 유동성 리스크 점검' 보고서에서 "캐피탈채 조달 구조가 단기화되고 있어 금리상승 국면에서 올해말과 내년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할 부채의 상환과 차환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차환 부담 증가로 인한 유동성 위험은 조달구조가 단기적인 중소형 및 소형캐피탈사에서 더욱 두드러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